북, 긴장수위 높이며 미국 압박…한미 연합훈련 불만도

by 아지랑이 posted May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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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의도와 배경은
4일 발사체 이어 이번에도 ‘단거리’
압박수위 조절하며 대내외 메시지

북 “전쟁연습과 다른 방어훈련”
남쪽에 이달 한미 훈련 중단 촉구

트럼프 반응이 긴장 고조 여부 관건
‘강 대 강’ 맞대응 땐 추가행동 가능성

조찬 회동을 마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 사진)과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찬 회동을 마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 사진)과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닷새 만인 9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며 한반도 정세의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이 관건이겠지만,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 간 논의도 잇단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관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에 쏠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한이 쏜 발사체 2발은 각각 420여㎞와 270여㎞를 비행했다.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화력타격훈련 때도 북쪽은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 단거리 발사체들을 쐈다. 당시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반발과 대응인 동시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금지선’을 넘지 않기 위해 압박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발사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주변국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을 택해 미국 또는 유엔의 즉각적인 대응을 피하면서도 대내외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거리를 좀 더 늘려 긴장감을 키웠다.


북한이 발신하고자 하는 대외적인 메시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과 중단 요구로 집약된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어느 나라나 국가 방위를 위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서 일부 나라들이 다른 주권국가를 겨냥해 진행하는 전쟁 연습과는 명백히 구별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도 최근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두고 “우리를 겨냥한 도발적인 연합공중훈련”이라고 비난했으며, 김 위원장도 지난달 12일 시정연설에서 이 연합훈련에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이미 시정연설부터 예고한 것”이라며 “한·미가 연합훈련을 하며 자극하니 북한도 거기에 대응하는 통상훈련 수준에서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 같은 분석에 더해 “북쪽이 일상적으로 해왔던 대응태세를 갖추지 않는 것에 대한 군부 등 내부적 불만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을 강조하며 북한과 비핵화 협상 실패 때는 “경로 변경”을 경고한 것에 대한 북한의 반발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미국의 ‘빅딜’ 접근법에 대한 변경을 재차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난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의 가능성도 다시 시사했을 수 있다. 동시에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의 프레임을 전통적인 ‘체제 안전 보장’ 문제로 전환하려는 북쪽의 의도에서 비롯되는 움직임이라는 풀이도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추가로 고조시킬지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내게 한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레토릭으로 ‘강 대 강’ 식으로 맞대응할 경우 북한이 추가적인 긴장고조 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 발사체가 김 위원장이 발사하지 않겠다고 말한 중장거리와 장거리 미사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상황 진정에 나설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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