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카트를 밀며 행진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카트를 밀며 행진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내년치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29일을 앞두고 3500여명의 인파(경찰 추산 2500명)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한 오후 2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쟁취 전국노동자대회’에 모인 시민들은 ‘최소한의 생계비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외쳤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 연설을 통해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해도 한 달 116만원을 쥐는데 그친다. 시급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980만 노동자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밝혔다.

 이날 집회를 위해 충북 제천에서 상경했다는 김아무개(52)씨는 “초등학교에서 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다. 시급이 5900원이다. 10년을 일했지만 학교는 나를 단순 아르바이트생으로 본다. 교장이 바뀔 때마다 고용을 걱정해야 하는데, 고용보다 돌봄전담사 일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하철 청소노동자라고 밝힌 김아무개(56)씨는 “청소일로만 3남매를 키웠다. 생계가 참 어려웠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월급이 209만원이 된다고 한다. ‘최저’가 아닌 ‘생활’이 가능한 임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날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3시30분께부터 행진을 시작해 숭례문과 남대문 시장을 거쳐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까지 2km구간을 줄지어 걸었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 32명은 카트를 앞세우고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대형 퍼포먼스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대형마트 수산코너에서 일한다는 이유순(44)씨는 “엄마들이 직접 파란색 앞치마를 차려입고 카트를 밀며 행진하는 이유는 가장으로서 시급이 올라야 아이들도 키우고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며 이날 행진의 취지를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000여명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자들은 학교 급식을 상징하는 식판과 숟가락을 들고 행진을 진행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사서교사 이수아(35)씨는 “시급이 6170원이다. 이 돈으로는 결혼도 못 하고 집도 장만하지 못 한다. 오늘만 살 수 있다. 시장에서 장을 볼 때도 시급으로 살 수 있는 식재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최저임금이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쪽인 민주노총은 시민 호소문을 내고 “냉면 한 그릇도 8000원인데 최저임금은 5580원이다. 한 시간 일해도 밥 한 끼를 못 먹는다”며 최저임금이 현실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