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1023일 만에 농성 종료… “눈물겨운 우리들의 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by 마중물 posted Jul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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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이 농성하는 동안 연대를 정말 잘 해주셨어요. 모든 게 그런 거 같아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보다 그냥 쉽게 가서 얼굴 비추고, 커피 믹스라도 같이 타 먹으면서 열심히 하라고 해주면 저도 좋고, 상대방도 기분이 좋아지고요. 평범한 게, 그게 좋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고맙습니다.”

삼성LCD 뇌종양피해자 한혜경 씨는 반올림이 농성을 정리하는 날 ‘평범한 연대’가 좋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평범한 연대’가 만든 반올림의 1023일간의 농성이 종료됐다. 반올림은 “삼성이 마침내 물러섰다. 직업병 문제 해결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 연대의 힘으로 지금껏 올 수 있었다”며 농성해제를 알렸다.

25일, 농성장을 철거한 반올림은 ‘11년의 싸움, 1023일의 농성을 기억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농성 마침 문화제’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농성해제는 전날 서명한 ‘삼성전자-반올림 간 제2차 조정(중재)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이날 문화제엔 2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황상기 씨, 삼성LCD 뇌종양피해자 한혜경 씨, 한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는 그동안의 연대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김시녀 씨는 “마침내 농성장을 접었다. 농성장을 접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을 텐데 1023일이 걸렸다. 모두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황상기 씨도 감사인사를 전하며 준비한 편지를 낭독했다. 황 씨는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셔서 독성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알릴 수 있었다. 이 사회도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로 갈 것이다. 수년간 노력해오신 조정위원장님을 포함해 반올림에 힘 실어준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올림 농성장을 지켰던 상황실 활동가들도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임용현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가는 “조정위의 2차 조정안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것을 마음껏 승리라고 불러도 될지, 기쁨을 만끽해도 될 지 긴가민가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바라는 배제없는 보상과 진심어린 사과가 담긴 중재안이 나오길 바란다. 만약 삼성이 예전처럼 조정안을 또다시 뒤집는다면 반올림이 다시 투쟁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삼성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를 떠올리며 삼성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재현 씨는 “반올림에 제보된 118명의 사망자 중 이혜정 씨는 마지막 사망자다. 이혜정 씨는 살이 썩어가는 병에 걸려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아이를 안지도 못했다. 농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추석 부고까지 들으니 참담했다. 거대한 삼성이 너무 역겹고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만 먹으면 풀 수 있는 문제를 그동안 외면해 온 삼성이 분노스럽지만, 새로운 약속이 나온 만큼 그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반올림의 투쟁은 노동안전보건 분야에 새로운 획을 그은 투쟁이었다”라고 투쟁의의를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피해자와 가족, 자발적 활동가들이 화학 독성물질 문제를 알린 결과 산재 불승인의 실태와 제도 개선 등이 논의돼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라며 “반도체 공장 등에서 쓰는 화학물질의 독성은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고, 이를 노동자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반증하지 못하면 직업병을 인정해야 한다는 관점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엔 박준, 길가는 밴드 장현우 등의 노래와 몸짓 공연 등도 준비됐다. 황상기, 김시녀 씨는 모인 시민들에게 ‘최고의 연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반올림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다짐문을 함께 낭독하며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삼성이 마침내 물러섰다. 직업병 문제 해결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 눈물겨운 우리들의 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제대로 된 사과, 배제없는 보상, 재발 방치 대책의 정당한 요구가 실현되는 것을. 그리고 계속 나아갈 것이다. 죽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하는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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