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중국 쇳물’ 세계 철강시장 덮친다

by 관리자 posted Aug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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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철강 공급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브라질·러시아·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들과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조강 증산에 힘입어 세계 철강 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지만, 특히 중국의 증가세는 무서울 정도다.


13일 국제철강협회(IISI)의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조강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나 늘어난 2억3758만t으로 세계 조강 생산 6억5200만t의 36.4%를 차지했다. 증가분만 따지면 중국은 3780만t으로 세계 순증분(5247만t)의 72%를 차지해, 사실상 올 상반기 세계 조강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중국의 조강 생산은 2003년 2억2241만t에서 지난해 4억2266만t으로 불과 3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중국의 철강 생산과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국내 관련 산업과 시장도 직접 영향권에 들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철강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증가했는데, 특히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60.5% 증가한 734만t을 기록했다. 중국산이 처음으로 국내 철강재 수입량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철선과 볼트, 너트 등 선재의 중국산 시장 점유율은 40%대에 다가섰고, 선박용 후판도 올해 전체 공급 물량의 25% 정도가 중국산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포스코연구소의 최동용 연구위원은 “중국의 철강 수출이 2010년에는 5천만t까지 늘어나고 수출 대상국도 주로 한국과 동남아 등 인접국이 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 잠식이 확대돼 철강 내수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조강 생산량은 2004년 10억t을 돌파한 이래 해마다 1억t 이상 증가해 지난해에는 12억t을 웃돌았고, 올해에는 13억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세계 조강 생산은 미국이 감소세를 보인 반면, 아시아와 남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1천만t 이상을 생산한 주요 철강국 중에는 중국에 이어 브라질이 12.8% 늘어난 1632만t으로 증가율에서 2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인도도 각각 2587만t과 2288만t을 생산해 지난해보다 각각 8.1%와 6.1% 늘었다. 일본은 5941만t을 생산해 4.3% 증가했다.

월드스틸다이내믹스 등 대부분의 철강 연구기관들은 당분간 이러한 생산 증가세가 지속돼 세계 철강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과 신흥 개도국들이 철강 설비 신·증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요 증가세를 웃도는 과도한 생산 증가는 수급 불균형과 국내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세계 철강 수요는 12억3880만t으로 생산과 대체로 균형을 보였으나, 지역별 편차는 큰 편이다. 예컨대 브릭스 국가들은 수요 4억9300만t보다 7500만t이나 많은 5억6800만t을 생산했으며, 중국도 수요 대비 초과 생산이 3960만t에 이르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