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날치기’ 통과…법적 효력 논란

by 노돗돌 posted Jun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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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결국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물적 분할 안건을 ‘날치기’ 통과 시키면서, 향후 주주총회의 법적 효력 여부들 둘러싸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오전 11시 15분경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주주총회를 막기 위해 총회 장소인 한마음회관에 집결해 닷새 동안 농성을 이어왔다. 애초 주주총회는 이날 오전 10시 한마음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한마음회관에 용역을 배치하고, 오전 10시 15분께에는 스스로 주주라고 자처한 10명의 인물이 한마음회관 앞에서 대기하는 등 ‘노조 따돌리기’에 나섰다. 이후 10시 35분 경, 용역들은 전단지를 뿌리며 주주총회 장소 및 시간이 울산대학교 체육관, 오전 11시 10분으로 변경됐다고 알렸다.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주주들은 용역의 신호와 함께 자리를 빠져나왔다.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 체육관까지는 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주총 저지를 위해 곧바로 울산대로 이동했으나, 정문에는 경찰 병력이, 후문에는 용역이 배치 돼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노동자들은 11시 15분 경 체육관 진입에 성공했으나, 이미 주주총회가 끝나 총회장에는 책상과 의자만 널려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만 해도 사측과 경찰은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그 전부터 이미 울산대 체육관으로 장소 변경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현중 홍보팀 관계자는 “주총 진행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대학과 (사측 간) 협의가 됐었을 것”이라며 “학교 측은 주총 장소가 변경되며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노동자들이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차벽과 병력 배치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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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주총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출석한 주주는 총 66명, 출석 주식수는 51,074,006주, 의결권주식수 대비 72.2%다. 1호 의안(물적분할계획서)은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 99.9%, 의결권 있는 주식수 대비 찬성률 72.1%로 통과됐다. 정황에 따르면 이 모든 안건을 처리하고 주총을 종료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같은 물적 분할 날치기 통과가 절차상 위법하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금속노조 법률원은 31일 성명을 통해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소로의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만을 미리 울산대 체육관에 모아 의결 처리했다” 며 “따라서 대다수 소수 주주들은 주주총회 장소 및 시간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고, 당연히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주총회는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법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논평을 통해 “내용과 절차 모두 심각한 문제를 가진 이번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다”며 “주주총회 날치기로 이득을 보는 이는 오로지 정몽준 재벌총수 일가가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울산 동구)도 성명을 통해 “참담함을 넘어 울분을 토한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오늘,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이 반대해 온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중대한 절차위법까지 해가며 강행했다”며 “상법과 회사정관을 어기고, 주주인 노동자들 권리마저 침해한 위법주총으로 원천무효임을 밝힌다. 절차위법인만큼 해당 안건들도 모두 무효”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중 조합원들은 이후 현장 투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주총 안건 통과에 따라 31일 일단 농성을 해제한 지부는, 오는 2일 다시 한번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또한 오는 2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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