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문재인 정부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마녀사냥에 정부가 나섰다"며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향후 대정부 투쟁으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김명환 위원장은 2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기능을 상실한 극우언론, 정당 기능을 상실한 극우정당이 벌이는 민주노총 마녀사냥에 정부가 나섰다는 게 문제"라며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작년 5월, 그리고 올해 3월과 4월, 국회 앞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민주노총은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탄력 근로시간제 확대 등을 논의하자 이에 반대하면서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에 대한 탄압에 이어 위원장인 저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장시간노동, 저임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해놓고선, 결국 이렇게 구속시키려 한다. 이전 정권의 노동탄압을 현 정부가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가맹산하 대표들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노골적인 노동탄압에 맞서, 노정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모든 집회에서 정부의 노동탄압 규탄을 포함하기로 했고, 연대투쟁을 더욱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김명환 위원장은 2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조성은)


위원장 영장청구, 더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일반교통방해, 공동건조물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다음날인 19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실질심사는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며,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정해질 전망이다.  

이날 영장이 발부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향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과의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그나마 민주노총 내에서도 정부와의 사회적 대화 끈을 놓지 않았던 인물이다. 김 위원장의 영장청구는 사실상 현 정부에서 더는 민주노총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노동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출두 하루 전인 2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문재인 정부의 노정관계 파탄 선언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민주노총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조직적인 강력한 규탄 투쟁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 구속영장을 집중적으로 청구한 사태는 과거 정권에서도 유례없는 명백한 탄압"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주장해 왔던 노동존중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은 "결국, 노정 관계는 정부가 종료를 선언한 셈"이라며 "(중집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전조직적인 강력한 규탄 투쟁이 필요함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중집에서 △ 국회 노동법 개악 △최저임금 1만원 △공공 비정규직 총파업 △노동기본권 확대 등을 주요 의제로 6월과 7월에 총파업을 포함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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