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공식 자문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 농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하면서 파장이 크게 일 전망이다. 법관 대표들이 대법원장에게 법관 탄핵소추 검토를 공식 건의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있을 '법관 탄핵' 논의 역시 명분을 획득하며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9일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총 119명 중 114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정기회의를 열고 '재판독립 침해 등 행위에 대한 헌법적 확인 필요성에 관한 선언 의안'을 논의했다. '사법 농단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105명이 투표해 과반 이상으로 가결시켰다. 


가결된 의견은 대법원장 자문기구의 공식 의견이 돼 대법원장에게 다음날(20일) 건의된다. 현직 판사들이 현직 판사들에 대해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고 그에 대한 검토를 결의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헌법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판사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탄핵당하지 않는 한 파면되지 않는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해 정부 관계자나 재판 진행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해 준 행위와 일선 재판부에 연락해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절차 진행에 관해 의견을 제시한 행위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함께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지난 2월 대법원 규칙에 의해 이 회의체가 상설화돼 '임의 기구'에서 '공식 기구'로 재탄생한 후 사실상 처음 내려진 중대 결정이라 상징성은 매우 크다. 전국법관대표회의 대법원 규칙 제6조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 및 법관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사법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대법원장도 이같은 공식 건의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게 된 상황이 됐다.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이번 회의에는 '재판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법관의 탄핵 소추를 판사들이 선제적으로 국회에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물론 실제 탄핵이 논의될 국회에 이날 결의안이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날 결의안은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과 동시에 국회에도 법관 탄핵 추진의 '명분'을 주는 등 상당한 힘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달 30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사법농단 사태의 책임이 있는 법관 탄핵에 동의하며 정의당 소속 의원 전원이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상당수도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판사 탄핵소추를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 전원이 탄핵소추안에 참여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들 의석은 각각 129석과 5석으로 발의 요건을 넘어서고 남는다. 만약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헌재가 탄핵심판 절차에 돌입한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파면이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법관 탄핵에 반대하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유보적 입장이어서 실제 가결에 이를 가능성은 현재로서 미지수다. 결국 관건은 '사법 농단' 검찰 수사 결과 및 '사법 농단' 법관에 대한 재판 결과, 그리고 사법 개혁 여론 등이 될 전망이다. 


동료 판사들이 직접 탄핵 촉구한 판사 6인은? 


이날 법관회의는 탄핵소추 검토의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는 밝히지 않았다. 어떤 법관들이 탄핵소추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을까?  


일단 시민단체에서 제시한 '명단'이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한국진보연대 등의 시민단체가 포함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지난 달 30일 탄핵소추 대상으로 거론된 현직 판사 6명의 실명을 밝힌 바 있다. 권순일 대법관과 이규진·이민걸·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 등이다.  


시국회의에 따르면, 권순일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2년 8월~2014년 8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있으면서 청와대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거래와 관련해 부적절한 교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선고기일 연기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기획조정실 심의관이었던 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는 법원 내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방안을 마련하거나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가 의심되는 문건을 작성했다.

시국회의는 이들이 공무원의 공정한 직무수행 의무를 명시한 헌법 제7조, 국가공무원법 제59조,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 제3항, 부패방지권익위법 제7조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시국회의는 또 이들이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신분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 및 제106조를 위반했고, 헌법 제12조 및 제17조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했다.

시국회의는 이들 6명 판사들에 대해 "헌법질서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하고 이를 침해 또는 남용했다"며 "국회는 탄핵소추 의결을 통해 법관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의사와 신임에 배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탄핵될 수 있다는 준엄한 헌법 원칙을 재확인하고 법원의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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