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 일본이 욱일기를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

by 민들레 posted Oct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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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욱일기를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
 
 
 
일본 욱일기가 논란이다.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 때 일본 해군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고집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진심으로 사죄한 적이 있을까?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여운 때문에 반감은 더욱 커진다. 같은 전범국가라도 전쟁 이후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거듭 사과하는 독일과 비교되기도 한다. 국가로서의 일본은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양심에 따라 전쟁책임에 대해 사유해 왔다. 일본의 어느 지식인은 ‘전쟁책임’의 문제를 집어 들어 자기 사상의 거처로 삼았다.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이다. 그는 책 <윤리21>(윤인로·조영일 옮김, b펴냄)을 통해 전쟁책임을 말한다. 

고진은 <윤리21>의 첫 문장을 이런 소회로 시작한다. "수년 전부터 나는 전쟁책임이라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대해 본질적인 것을 말하기 위해서는 책임이란 무엇인가, 윤리란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 2차 대전 이후 유럽 대부분의 사상가들은 전쟁의 비참함과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계몽될 수 없는 인간본성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사유를 펼쳐나갔다. 계몽 시대 이후 진보를 당연시하던 유럽 지식인들에게 계몽된 선진 국가 간의 대규모 살육은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마찬가지로 일본지식인들에게 일본의 전쟁 책임은 비켜나갈 수 없는 사유의 기착지로서 작용했다. 

전쟁책임에 대한 말들이 무성해지면 일본인들의 마음은 착잡해진다. 히로히토 천황을 거론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의 최종 책임자를 천황이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이 문제를 둘러싼 구도는 단순하지 않다. <일본패망 하루 전> 같은 일본 영화는 노골적으로 천황을 옹호한다. 연합국에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려는 고위관료와 마지막까지 전의를 불태우는 소장파 장교들 사이의 갈등은 8월 14일까지도 치열했다. 영화에서 이런 갈등의 중심에 자리한 천황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항복이란 '성스러운 결단'을 한다. 천황의 노골적 미화가 그다지 없기에 도리어 더욱 교묘하게 천황을 미화하는 영화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서 필자 같은 사람도 순간적으로 천황에 감정이입을 했다. 그런데 영화의 완성도가 사실의 완성도는 아니다.  

고진은 이렇게 적고 있다. "오늘날 사료적으로 분명한 것은 전쟁 시기에 천황이 단순한 꼭두각시 인형도, 평화를 애호하는 입헌군주도 아니었으며, 전쟁 과정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고진이 굳이 이런 글을 써야만 한다는 사실이 천황의 책임문제가 많이 희석되었음을 말해준다. 침략전쟁 시기 일본의 천황은 단순한 입헌군주제의 국왕이 아니었다. 전전에 '천황기관설'(천황도 국가기구의 하나이며 메이지헌법은 입헌군주제라는 설-필자주)조차 법적 처벌을 받았을 정도로 천황은 절대적 존재였다. 전쟁의 확대가 천황의 의지를 거스르고는 절대 발생할 수가 없었다. 천황의 전쟁 개입은 전후에 전쟁책임 문제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전후 일본에서도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황제가 퇴위했듯이 천황이 어떤 식으로든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황은 다르게 돌아갔다. 중국, 한반도의 공산혁명이 빠르게 진척되면서 미국은 천황제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한다. 고진의 말이다. "실제로는 천황제를 유지하고 천황을 면책하기로 결정한 것은 소련 혹은 공산주의의 침투를 두려워한 미국 정부였다. 또한 맥아더는 도쿄 재판 후 천황의 퇴위를 당연시하는 일본 식자들의 의견을 억눌렀다." 전쟁의 최종책임자가 전쟁책임으로부터 면책되는 황당한 일이 전후 일본에서 벌어졌다. ‘우리가 잘못했다’라는 생각도 시간과 함께 바래어져갔다. 일본 정치인들의 뜬금없는 과거사 미화는 이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천황의 책임이 사라지면서 누구의 책임도 묻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진은 일본인들을 향해 전쟁책임의 문제를 꺼내든다. 고진은 "우리 책임이야"라는 말을 직접 건네는 대신에 칸트 윤리학이라는 난해한 철학을 이용해 설득에 나선다. 일본에서의 전쟁책임은 철학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복잡한 사건이 되어버렸다. 

전쟁책임 문제가 불투명해진 원인 중에는 일본인의 고유한 정체성 문제도 있다. 이 문제에 천착한 사람이 일본 지성계의 천황 마루야마 마사오다. 마루야마는 일본의 시스템을 '무책임의 체계'라고 부른다. 스기타 아츠시(杉田敦), 호세이 대학교수는 논문 <마루야마 마사오와 일본사회>에서 무책임의 체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마루야마는 '군국지배자의 정신형태(軍国支配者の精神形態)'에서, 전전의 일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누가 결정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결정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무책임의 체계'라고 칭하고 비판하였다. 나치 독일의 간부들은 자신들이 결정했다고 인정했지만, 일본의 간부들은 자신이 결정하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현장의 분위기에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누구의 결정도 아니기에 누구의 잘못이 아닌 상황이 되어버린다.  

고진은 '무책임의 체계'라는 마루야마의 논지를 더욱 심화시킨다. 고진은 조선은 이민족의 계속된 침입이 있었고 이에 저항하면서 명확한 주체가 형성된 반면, 일본은 바다라는 경계 때문에 내부적 주체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쓰고 있다. 주체는 타자에 대한 대응으로 사후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고진의 또 다른 책 <일본정신의 기원>(송태욱 옮김, 이매진 펴냄)은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체는 내부에 자신만의 도덕적 근거를 마련한다. 중국인과 조선인을 규율한 유교는 일본인 속에서 내면화되지 못했다. 즉물적 감수성은 발달했지만 윤리적 강고함은 미발달인 상태로 이어졌다.  

일본의 윤리적 미숙성은 또 다른 원인을 가지고 있다. ‘윤리적 미숙성’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다. (윤리적 미숙성이라기보다는, 엄밀하게 말해 윤리적 '감수성의 부족'이라 칭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윤리적 미숙성은 윤리의 주체인 개인의 미발달에서 왔다. 일본인이 주체적 '개인'으로 형성되지 못한 것은 과도하게 개인을 통제했던 일본 전통사회 때문이었다. 고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흔히 서구에는 기독교적 도덕이 있고 그것이 개인주의의 기반이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유교권인 중국과 한국에도 도덕적 기축이 있고, 그것이 역설적으로 일종의 개인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일본에는 그러한 것이 없다. 그 대신 '사회'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작용하고 있다." 

개인을 개인으로 남겨두지 않는 이러한 '사회'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고진은 이런 '사회'는 도쿠가와 시대에 일그러진 형태로 형성되고 메이지 시대, 또 전후의 농지해방 이후에도 해체되지 않았던 마을공동체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유럽, 중국, 조선에서 지주와 농민간의 날카로운 계급대립이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지주조차 구속하는 것이 마을공동체였다. 모두가 모두를 두려워하기에 진정한 의미의 우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고진은 일본의 전통 촌락에는 "우정을 나누는 주체인 진정한 '자기'가 없다"는 인류학자 기다 미노루의 말을 인용한다.

전쟁의 최종책임자인 천황의 책임을 묻지 못하고 또한 내면적 주체성, 윤리적 감수성마저 부족한 일본인들이 전쟁책임을 지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진은 사상가답게 철학적 설득이란 우회로를 택한다. 우회로의 첫 조우자는 스피노자다. 스피노자는 근대 과학의 인과율을 자신의 철학으로 정립했다. 스피노자는 모든 것이 자연·필연적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행동은 모두 원인에 의해 결정되고 자유 따위는 없다. 다만 그 인과성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라고 상상해 버린다. 스피노자는 "우리에게 자유란 없다"고 주장한다. 브랜드 한정판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지어 있는 청년들의 경우 스스로는 '자유'를 말하겠지만, 욕망을 주조해낸 것은 소비중독을 유도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다. 이렇게 복잡한 인과의 시계열을 따라가기 힘들기에 인간은 자신의 행동 요인을 자유라고 착각한다. 

자유의지가 없는데 윤리적 책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스피노자의 '자유의지가 없다'는 선언은 윤리를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를 의도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 선하면 그 누군가가 선한 의지를 갖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악인이면 악한 의지를 갖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즉 개인의 주체적 의지가 자신을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의지 역시 환경과 상황의 인과적 조합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여주인공이 말한 "부자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라는 대사가 절대적 진실은 아닐지라도 개연적 사실임은 분명하다. 고진은 덧붙인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주체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주체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주체적이 되어라'는 것을 (스피노자는-필자주) 암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인과를 벗어날 가능성을 가진 주체적 존재가 될 수 있다. 스피노자적 결정론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더욱 엄격한 윤리성을 요구받게 된다.  

칸트는 스피노자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고진의 말이다. "내 생각에 칸트는 바로 이 스피노자적 결정론 위에서 생각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스피노자의 견해를 전면적으로 수용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자유(주체)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물었다." 칸트는 진정한 자유는 윤리적 의무에 따름으로써 성취하게 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의무' '지상명령'을 말하는 칸트에게 반발심을 느끼게 된다. 의무는 무언가 부족 수준의 윤리를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고진의 설명은 다르다. "여기서 이 명령이 '자유로워지라'는 명령이라면 어떨까? 그것은 국가나 공동체가 강요하는 의무와는 다르다. 그리고 자유로워지라는 명령에 따르는 것은 '자유다'는 것이니까 특별히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유로워지라'는 명령, 그리고 '타자를 수단(자연)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자유)으로 대하라'는 명령, 이것들은 '자연'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칸트는 그것이 당위(Sollen)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칸트는 자유란 인과의 세계인 자연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결단하게 만드는 당위(의무)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주장했다. 자연은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는 세계다. 자유는 인과성이 관철되는 시계열적 연쇄로부터 결단을 통해 벗어나는 것이다.  

일본 현실에서 고진의 주장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승전국 미국이 눈감아준 천황의 전쟁책임을 인정해야 하고 일본의 식민지배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과성의 연쇄 속 어디에서도 일본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할 필연적인 (외부로부터의) 압박이나 원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본은 반성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원인과 결과의 복잡성에 의탁하여 자신과 공동체의 잘못을 넘어가려 한다. "태평양전쟁의 발단이 된 진주만 공습은 애초에 미국의 석유봉쇄 때문이었다", "미국도 도쿄대공습과 원자폭탄 투하를 통해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런 주장들이 보수파를 포함한 일반적인 일본인의 시각이다. 고진은 이런 인과의 연쇄를 벗어나자고 말한다. 일본의 변명거리가 될 수 있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이 주체적으로 반성하는 것이 진정 '자유롭고 윤리적 행위'라는 주장이다. 한국인으로서는 "그 정도가 뭐 대수라고"라고 말할 수도 있다. 

박진우 숙명여대 교수는 논문 <가라타니 고진과 천황제 그리고 전쟁책임>에서 고진의 입장을 혹평한다. 박진우 교수는 이렇게 적고 있다. "가라타니의 천황제론을 살펴보는 한 그가 내셔널리즘과 보편성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왕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진우 교수는 심지어 가라타니의 이미지가 대동아전쟁을 지원한 교토학파와 가깝다고 비난한다. 왜 이렇게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일까? 박 교수는 고진의 에두른 사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일본의 전쟁책임을 한국인들은 너무 자명하게 생각한다. 세계 모든 나라가 도덕적인데 일본만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을 사죄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식민 지배를 사죄하지 않았다. 독일도 나미비아에서 유태인학살에 앞서 행해진 흑인 인종청소에 대해서는 사죄하지 않았다. 옛날이야기라고? 철학자 지젝은 자신의 책 <새로운 계급투쟁>(김희상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에서 90년대 후반 400만 명이 희생된 콩고내전은 프랑스와 미국의 대리전이었다고 단언한다. 박진우 교수는 일본의 전쟁책임을 명약관화한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 그는 고진의 철학적 작업이 일본의 책임을 직파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분노한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공정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없다. 세계는 여전히 정글이다. 주요 강대국들이 개입한 중동지역에 천만 명의 난민이 떠돌고 있다. 우리 생각과 다르게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자신들의 죄악에 겸허하지 않다. 

고진의 작업은 한국인의 바람에 부응하려는 것이 아니다. 고진의 다음 글을 보자. "책임이란 모두 '형이상학적'인 것이다. 형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책임은 '형이상학적'이다. 바꿔 말하면 원인을 묻는 한 책임은 나오지 않으며, 책임을 물을 때는 많든 적든 '형이상학적'인 것이다." 즉 무조건적으로 책임을 지자는 주장이다. 책임지지 않아야 할 많은 이유들을 열거하는 사람들을 향해 책임을 지자고 설득하려는 것이다.  

고진이 수행하는 작업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스피노자, 칸트를 오가는 고진의 난해한 논의는 도대체 무엇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 책의 후반부에 그의 의도가 드러나는 글이 있다. "일본인이 세계사에서 하나의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본의 전쟁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 나아가 그것을 보편화하는 것에 의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고진은 일본을 아시아국가로부터 고립시키는 원인인 전쟁책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일본을 윤리적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렇게 윤리적으로 거듭난 일본은 세계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또한 고진은 '윤리적 주체'를 형성하고자 한다. 그는 전쟁책임으로 직진하지 않고 윤리학이라는 우회로를 통했다. 그의 이런 지적 여정의 밑바닥에는 '윤리적 주체'를 형성하려는 희구가 깔려 있다. 전쟁책임을 논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에는 윤리적 주체가 형성되어있지 않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책임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진의 에두른 발걸음은 윤리적 책임의 주체를 상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고진은 세계가 나아가야할 모델로서 '세계공화국'을 제시했다. 지구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지구적 공동체가 세계공화국이다. 인류가 세계공화국을 향해 내딛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 있다. 국가와 국가가, 민족과 민족이, 인종과 인종이 부딪치며 만들어낸 갈등과 원한을 풀어내는 해원(解寃)의 역사가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마음속에 켜켜이 묵혀있는 응어리가 녹아들지 않고는 평화로운 세상은 오지 않는다. ‘세계공화국’의 거대한 설계도면을 대면할 때 비로소 우리는 고진이 하는 작업의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피해자로서 일본을 향해 분노한다. 그렇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우리 역시 가해자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고진이 세계공화국의 시민들에게 바라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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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김경엽] 값싼 청년 노동으로, 기업의 생명이 연장되고 있다 바위처럼 2019.07.21 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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