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갑자기 내려 앉은 이유는?

by 들불 posted Jul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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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갑자기 내려 앉은 이유는?

[차이나 프리즘] 중국 주식 시장의 특수성과 대응 방안

 

 

폭락의 원인 및 정부의 노력

작년 11월 17일 후강퉁(沪港通,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 거래)정책이 시행되고 올해 2월 9일 ETF(상장지수펀드)옵션거래가 시작되면서 중국 증시는 승승장구의 가도를 달렸다. 증시가 폭락사태를 맞이하기 직전인 올해 6월 12일 기준으로 상하이 종합 주가지수와 심천 종합 주가지수는 연초에 비해 각각 54%와 64% 오른 5166포인트와 18098포인트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으로만 보였던 중국증시는 6월 15일부터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3주 만에 약 30%가 빠져버렸고 한때 1000여 개의 상장기업이 거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1992년 중국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한마디로 종합해보면 과도한 신용거래에 의존한 증시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신용거래를 이용한 주식투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신용융자(투자자가 증권회사에 일정한 보증금을 지불하고 자금을 차입)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매도(투자자가 증권회사에서 유가증권을 대여받아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 3월부터 신용거래를 허용하기 시작하였고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더불어 신용거래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연초 1조 1000억 위안(한화로 206조 원)이던 신용거래잔액은 6개월 만에 2조 2000억 위안(한화로 512조 원)으로 2배 정도 증가하였다. 골드만삭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중국 증시의 신용융자잔액은 유통주 시가총액의 12%, GDP의 3.5%를 차지하는데 이는 역사상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 중국 베이징 증권거래소에서 한 투자자가 떨어지는 증시를 보며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증시의 또 다른 리스크는 소액대출이나 온라인대출을 포함한 장외 자금 융자다. 정부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자금 융자 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몰려들어 증시과열을 부추겼다. 중국 정부는 이렇게 증시에 흘러든 자금만 약 5000억 위안(한화 92조 원)에서 1조 위안(한화 184조 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자금들은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증가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 주식가치와 주가와의 괴리를 확대하고 거품을 붕괴하는 뇌관의 작용을 한다.

이번 폭락장의 도화선을 6월 12일 중국증권 관리·감독위원회(CSRC)에서 발표한 신용 거래 규제 조치라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용거래에 의존하던 공모펀드들이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해 일제히 매도 포지션을 취했고, 여기에 파생상품투자헤지펀드(CTA펀드)까지 합세하면서 폭락장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지속되는 주가폭락을 막고 증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모든 카드를 내걸었다. 7월 초에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금융기관 공매도 제한, 무한 유동성 공급, 공적기금의 주식매수, 증권사의 신용거래 담보비율 조정, 보험자금의 블루칩(우량주) 주식 투자비율 상향조정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였고 그 영향으로 증시는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동시에 7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7.0%라고 발표하였는데 이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중국 증시의 특수성은 어디에?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시장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갖고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유기업이고 거래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도 국유기관들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이 타 국가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과 같이 주식시장이 덜 개방되어 있고 미성숙한 시장에서는 정부의 감독기능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점차 개방됨에 따라 정부의 과도한 관여는 시장의 자율기능을 파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 투자 주체이다. 중국 정부는 QFII(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RQFII(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를 통해 자격요건을 갖춘 일부 해외기관투자자들에게만 정해진 쿼터 내에서 A주 투자를 허용해 왔다. 작년에 시행한 후강퉁이나 올해 연내 시행 예정인 선강퉁(深港通, 심천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을 통해 향후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는 80% 이상이 개인투자자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보다 정보수집능력이 약하고 전문성이 떨어지며 개별회사나 시장 전반에 대한 분석도 미흡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거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중국 증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중국은 최근 과거 10년에 비해 경제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연평균 7%대의 GDP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제조대국에서 소비대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동시에 2002년부터 진행해온 기업지배구조 개혁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의 주식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나 변동성이 크고 리스크 요인이 많다는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재무구조가 건전한 저평가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단기적인 시세차익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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