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호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 조합원 [출처: 금속노조] |
이동호 조합원은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에 맞서 1년 가까이 싸워왔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콜트악기 사측은 지난 3월 물량 감소를 이유로 조합원 37명에 대해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통보했으며, 지난 8월 17일에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했지만 사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조 측 관계자에 따르면 콜트악기지회 지회장이 바뀌면서 노조는 싸우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장이 사측에 협조적인 사람으로 뽑히면서 사측은 임금을 올려주고, 성과금도 지급했다. 이에 반해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천막농성장에는 지회에서는 물론, 연대의 발길도 끊어져 이동호 조합원 또한 많이 힘들어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이동호 조합원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해 왔다”라며 “함께 정리해고 투쟁을 해온 동료들에게 ‘나 한 몸 희생되어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아래 첨부 글은 2004년 9월 금속노동자 11호에 실린 평소 연대에 앞장서는 이동호 조합원을 취재한 기사다.
금속노동자 제11호 [특집-기획] 더불어 삶 ①
사랑의 도시락 배달부'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 이동호 대의원
“주변을 돌아보고 살면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
“오늘은 토요일. 금요일까지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5시 30분에 퇴근하는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날이다.
10시 30분, 산곡동의 ‘노인복지협의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11시 30분, ‘노인복지협의회’에서 여러 개의 ‘도시락’을 들고 다시 길을 나선다. 지하, 반 지하, 언덕 집, 무너져 가는 집. 도시락의 주인인 혼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시는 곳이다. 언덕 위에 사시는 할머님이 무척 반갑게 맞아주신다.
허리가 많이 구부러지셔서 생활하시는 게 무척 힘들어 보인다. 연세가 많으셔서 기억은 뚜렷하지 않은 것 같지만 이 할머님은 나를 특히 반갑게 맞아주신다. 언덕을 걸어 올라가 어르신들께 도시락을 배달한다. 점심시간에 맞춰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갖다드려야 한다”
콜트악기지회 이동호대의원(41세)은 매주 토요일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한다. 작년 말, 「노동사목」에서 알게된 김상용씨가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을 배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른 동참했다. 살아가면서 누굴 위해서 조그만 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실천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그는 노인복지협의회와, 소년소녀 가장의 학비 지원을 위한 ‘세실리아 장학회’에 후원금을 내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활이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것 같습니다. 주5일제도 시작되고 있는데 시간 나는 대로 주변을 돌아보고 도움을 주면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지 않을까요?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고, 꼭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만 있으면…” 사실, 주변에 작은 일이라도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한다. “다들 살기 어려우니까 그렇겠죠”라며 웃는다.
그는 부모님과 같이 산다. 칠순인 아버님이 ‘내 벌이가 시원치 않아서’ 아직도 일을 하신다고 한다. 그는 노인들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한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더니 한참을 머뭇머뭇 하다가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조합활동이요? 당연히 해야죠!” 그가 콜트악기에 입사한 지 8년. 그 때부터 노조활동을 해왔고 현재 대의원이다. 전에 있던 직장에서는 노조 홍보부장을 4년 했다. 그는 수많은 ‘뺏지’를 달고 다닌다. ‘금속노동자 총단결’이 빨간 모자의 가장 가운데에 달려있고 30여 개의 뺏지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거요? 이것도 노조에 대한 홍보입니다.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홍보효과가 좋아요” 노동이 있는 한 노조는 있어야 한다고 믿는 그에게 있어 ‘노조활동’과 ‘봉사활동’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힘들다고 보는데… 어쨌든 좋은 사람들이 많이 활동해서 차별 없고 평등하고 어려운 사람이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