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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 주차장의 비정규직 철탑농성장을 찾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지난 7월21일 오전 철탑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울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현대차 최병승·천의봉씨
비정규직 농성 끝내기로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인정과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 현대차 공장 옆 23m 높이 고압 송전탑 위에 오른 최병승(37)씨와 천의봉(32)씨가 296일째인 8일 농성을 풀기로 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7일 “두 노동자가 8일 오후 1시 철탑농성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철탑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일단 경찰에 출석해 간단한 조사를 받고 병원으로 가 검진 및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둘이 오전 비정규직지회 상근간부 등에게 농성 중단 의사를 밝혔다. 지회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긴급운영위 회의를 거쳐 농성 종료를 공식 확정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17일 △현대차의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인정 및 정규직화 △사내하청 노동자 대상의 신규채용 중단 △불법파견 사업주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처벌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두 사람에게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최씨 등이 철탑농성을 푸는 1차 이유는 300일 가까운 농성으로 인한 스트레스, 그로 인한 건강 악화와 심신미약 탓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록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정책부장은 “농성 중에도 의료진이 올라가 둘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치료해왔다. 그런데 7월부터 농성자들의 건강상태가 많이 나빠져 지회도 농성 지속 여부를 두 사람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을 인정 않고, 해고자·정직자를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라는 중앙노동위 판정도 지키지 않았다. 우리는 농성투쟁 중단을 새로운 투쟁을 위한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농성 해제를 계기로 노사간 진지한 논의와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