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대학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3만명여명이 모인가운데 '전태일 열사정신계승 2008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민주노총은 고(故) 전태일 열사의 기일(3일)과 민주노총 창립일(11일)을 기념해 오후 3시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투쟁결의문'을 발표, "오늘 우리는 총체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위기와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실정으로 인한 노동자 서민의 생존의 파탄과, 노동기본권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독재적 공안통치가 활개를 치는 비상한 정세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80만 조합원이 총단결, 총투쟁으로 하반기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한 또 한번의 역사적 대장정을 시작하자. 80만 조합원이 국민의 선봉대가 되어 앞서서 싸워나자가"고 결의했다.
▲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동영상 생중계로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 위원장은 "오늘 함께 하려고 수없이 움직였지만, 결국 함께 하지 못하고 지근거리에서 인사드리게 된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하면서 "여러분들을 믿고 하반기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 투쟁의 선봉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1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발언으로 마무리 했다.
"MB정부, 암 환자에게 독약 먹여"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은 이 위원장을 대신한 대회사에서 "이명박 정부는 암에 걸린 환자에게 독약을 먹이는 처방으로 기어이 한국경제를 말아먹으려 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시장화가 불러온 경제위기를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시장화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는 결국 노동자민중을 더 더욱 착취하여 1% 재벌과 기득권세력들의 이익만 지키겠다는 것이다. 최악의 정권이다"고 현 정부의 경제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촛불정신 계승'을 표방하며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준)'과 관련 "우리 80만 조합원이 주인"이라며 조합원들의 적극적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무대로 올라 "이번 정기국회 때 민주주의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오히려 침탈하려고 하는 모든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앞장서겠다"고 연대의 뜻을 밝히면서, 원내 5석 '소수정당'인 민노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호소했다.
강 대표는 또 "오늘 이 자리에 이석행 위원장을 왜 못 나오게 하냐?"면서 "그 어느 때보다 노동자들의 눈물과 한숨을 닦아주고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일할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민주노총 노동자들에게 철퇴를 내려서 엄벌에 처한다는 공갈협박을 한다는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신자유주의 정책 전면 폐기 등 20가지 요구안 발표
민주노총은 이날 경제파탄의 책임을 물어 현 내각이 총사퇴할 것과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면 폐기 등 20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금산분리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산업민영화 등 '금융선진화 정책' 폐기와 종부세, 법인세 완화 등 감세정책의 폐기를 주장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단 △국제중 설립 철회 △비정규법 전면 재개정 실시 △공기업 민영화 중단 등을 비롯해 한나라당이 이번 정기국회서 중점법안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시위피해자집단소송제, 사이버모욕제 제정 중단을 촉구했다.
▲ 이날 민주노총은 경제파탄의 책임을 물어 현 내각이 총사퇴할 것과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면 폐기 등 20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경찰은 지하철 입구까지 병력을 배치해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의 검거에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당초 이석행 위원장이 이날 노동자대회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돼 집회 주변에는 경찰병력 127개 중대, 1만여명이 삼엄한 경계를 섰다. 경찰은 이석행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해 지하철 역 안은 물론 집회가 진행된 혜화역 인근 골목마다 사복경찰 등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 이날 오전부터 대학로로 진입하는 차량들의 트렁크를 열어보는 등 강도높은 검문검색을 실시해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경찰은 또 노동자대회 후 행진을 막기 위해 혜화 교차로와 이화 교차로 양 방향에 차벽을 구축해 저지선을 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자대회를 끝낸 뒤 행진을 시도하지는 않아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민노당 권영길.홍희덕.곽정숙 의원, 이수호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노회찬 공동대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권오창 상임대표,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스웨덴 등 각국의 노동계 인사들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