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삼백여명 밤샘 대치…경찰 검거작전 새벽까지 이어져
일부 시민들 오전 5시 종각4거리로 거리 행진시도 하기도
8월 15일 100번째 촛불문화제 생방송 주요장면
촛불의 수난이 계속됐다. 15일 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100번째 촛불문화제는 경찰의 강제진압과 무차별 시민 연행으로 얼룩졌다. 경찰에게 시민은 마치 ‘사냥감’처럼 다뤄진 하루였다.
경찰은 파란색 색소가 탄 물대포를 시민들을 향해 난사했고, 백여명의 경찰 체포전담반은 인도까지 쫒아와 옷에 색소가 뭍은 시민들을 붙잡아갔다. 그동안 경찰은 ‘백골단 부활’ 여론을 의식해 사복착용의 체포조 운영에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지만 15일 집회에선 이곳저곳에서 평상복 차림 경찰들의 검거활동이 쉽게 눈에 띄었다. 정복이 아닌 사복 경찰 체포조 운영은 지난 몇년 사이 처음 있는 일이다. 15일에서 16일 새벽까지 진행된 집회에서 (오전 7시 현재)157명의 연행자가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15일 경찰은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시청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싸 문화제 개최 자체를 막았고,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려하면 곧바로 전경이 투입돼 도로 점거를 막았다. 30분 이상의 도로 점거를 허용하지 않았다. 일정 시간 이상 시민들의 도로점거를 허용하던 경찰의 기존 시위관리 모습과는 현격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광우병대책회의 임태훈 인권법률의료지원팀장은 “대통령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를 금지하고 있다. 법치주의를 흔드는 것은 촛불시민이 아니라 경찰과 정부다”고 비판했다.
15일 연행자수는 5월31일(228명), 8월5일(167명)에 이어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세번째로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경찰이 연행자수(2만원)와 구속자수(5만원)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제도를 거센 비난여론에 부딪쳐 철회했지만, ‘검거유공 마일리지’를 부여해 표창 및 상품권 등의 부상을 제공하는 포상계획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연행과정에서 한 연행자를 두고, 소속이 다른 경찰관끼리 서로 자기 부대로 연행자를 데려가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인권단체 활동가 명아무개씨는 이에 대해 “시민들을 상품권 바라보듯 한다”며 비판했다.
지금껏 100차례 열린 촛불문화제 동안 1300여명이 연행됐는데, 이는 단일 시위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시민들은 종로와 명동, 동대문 일대를 오가며 경찰과 쫒고 쫒기는 시위를 16일 새벽 늦게까지 이어갔다. 16일 새벽 0시 이후에는 시민 삼백여명이 종로 2가 정철어학원 뒷골목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새벽 5시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두 차례 검거작전에 나서 ‘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 박아무개 사무처장을 비롯해 시민 수명을 연행해갔다. 인도까지 쫒아와 시민들을 적극 연행해가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계란을 던지며 강하게 항의했다. 시민을 붙잡기 위해 인도 깊숙이 뛰어 들어온 한 경찰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둘러 싸여 얻어맞기도 했다.
새벽 5시께 종로2가 정철어학원 뒷골목에 남아 있던 시민 3백여명 중 일부가 2차선 도로를 점거해 종각 4거리까지 다시 거리행진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시민들의 행진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져 종로 2가 정철어학원 뒷골목과 명동성당 일대로 흩어졌다.
광우병대책회의는 일부 매체의 보도내용을 부인하며 “대책회의 주최로 주말 집중 촛불문화제가 계속 개최된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의 집회장 원천봉쇄와 거리행진 강경진압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촛불시위가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6신:24시]
경찰, 기습작전 계속…인권단체 활동가도 예외없이 연행
시민들 종로 2가 사거리로 집결해 “이명박은 물러가라” 구호
종로2가 사거리에서 3시간 넘게 300여 시민들이 경찰의 강경진압을 뚫고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은 경찰이 빠진 틈을 타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서면 도망갔다가 경찰 병력이 후퇴하면 다시 인도에서 대열을 정비해 도로로 재진입하는 식이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등의 구호를 비를 맞으며 외치고 있다.
15일 자정 기준 경찰은 144명의 시민이 연행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2시20분께에는 경찰이 등에 매는 휴대용 색소 분무기를 이용해 호스로 시민들에게 색소 탄 물을 뿌린 뒤 시민 2명을 연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1시와 1시20분께 경찰은 기습적으로 도로로 들어와 미처 피하지 못한 시민 10여명을 연행하는 기습 연행작전을 펴기도 했다.
1시30분께, 종로2가 인근 신호등에 있던 미성년자 정해동(16)군이 경찰에 연행됐다. 또 인권침해감시단 소속의 한 여성은 다른 한 시민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미란다 원칙 미고지 연행’에 항의하다 연행되기도 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자정께부터 직접 인도에 나와 시민들을 향해 경고방송을 하는 등 해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데, 한 시민이 자신이 마시고 있던 물병의 물을 이 경비과장의 얼굴에 뿌리고 도망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벽 1시께에는 다음카페 ‘82쿡닷컴’ 회원들이 촛불 100일 기념떡을 나눠줬다. 2시까지 귀가하지 않은 300여명의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으며, 경찰 병력은 철수한 상태다. 종로 2가 사거리 모든 방향에서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허재현 기자
[5신:24시]
8.15 촛불문화제 연행자 100명 넘어
시위 미참가자·자발적 귀가자 고려 없이 강제로 연행
경찰, 취재진 ‘사이비기자’ 매도 강한 적대감 드러내…기자들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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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문화제 연행자가 100여명이 넘어섰다. 경찰은 한국은행 앞, 종로2가 탑골공원, 동대문운동장 등 3차례에 걸친 경찰의 강제해산 과정에서 각각 수십여명씩 연행했다. 경찰은 10시20분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해산을 선언한 뒤 자발적으로 귀가하던 시민들까지 연행했다.
동대문운동장 역 인근에서 경찰의 강제연행은 10시 25분께 시작됐다. 당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해산을 하던 중이었다. 평화시장 부근에서 경찰 병력 1천여명의 병력과 살수차 2대가 나타나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진보신당 깃발을 든 시민 2명도 연행됐다.
밤 11시께는 강효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연행될 뻔 했지만, 인터넷매체 기자와 인권침해감시단에서 나온 인권지킴이들의 항의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씨의 캠코더가 박살났다. 경찰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사이비 기자’ 운운하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 기자들이 이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복 체포조는 동대문운동장 지하도와 동대문 풍물시장 포장마차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시민들을 비롯 인근 골목에서 촛불시위 참가자로 보이는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하고 있어 연행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도심 일대에 217개 중대, 2만여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의 1차 연행대상은 파란색 색소가 묻어있거나 비에 젖어있는 사람들이다. 이러다 보니 곳곳에서는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까지 연행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형주(31)씨는 “등산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고, 다만 우산이 없어 비를 맞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음에도 경찰에 연행됐다. 실제 김씨는 등산복 차림이었다. 권영란(36)씨는 종로 2가 ㅅ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다 연행됐다. 권씨의 친구 하아무개씨는 “8시 30분께 종로 2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여경들이 친구를 연행해갔다”며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촛불집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경찰의 연행에 항의했다. ㅅ 커피숍 사장이 내려와 손님이 맞다며 경찰에 알려줬지만 결국, 권씨는 노원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10시30분께. 동대문운동장과 종로2가 탑골공원 인근에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뿔뿔이 흩어진 시민 가운데 500여명이 다시 탑골공원 앞 인도에 모였다. 이들은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질 때에 맞춰 도로에 나와 “이명박은 물러나라” “쥐새기 때려잡자” “폭력경찰 물러나라” “어청수를 구속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경찰에 맞섰다.
11시께. 경찰은 인도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야간에 신고되지 않은 집회를 하며 집단으로 구호를 외치는 것은 불법”이라며, ‘강제 해산’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시민들이 “우~”라고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자 경찰은 일단 철수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진압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40대 김아무개씨는 “80년대만 해도,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연행하지 않았고, 색소를 탄 물대포를 쏘지도 않았다”며 “시민들의 많은 피와 희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 촛불이 횃불이 되어 반드시 30년 뒤로 간 역사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용기(44)씨는 “19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고 독재란 말이 피부로 와 닿는다”며 “인도에까지 물대포를 쏴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허재현 김성환 기자
[4신:10시]
경찰, 촛불문화제 참가자 무차별 연행…연행자 40여명 추산
시민, 서울 도심 게릴라 시위…경찰 “색소 묻은 시민 전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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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한국은행 앞에서 색소 물대포를 맞은 시민 수십명을 연행했다. 연행자 대부분은 흑사단 카페 회원, 평화행동단 회원, 전대협 소속 시민 등 대열 맨 앞에서 스크럼을 짠 채 연좌시위를 하던 이들이다. 연행자 가운데는 광우병 기독교 대책회의 소속 구교형·정연길 목사도 포함됐다. 경찰 추산 40여명이 연행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경찰은 사복 체포조를 투입해 인도 위에서도 옷에 색소가 묻은 시위자를 가려내고 있고, 시민 연행에 항의하던 시민들도 ‘직무방해’라며 무차별 연행을 하고 있다. 경찰 무전기에서는 “파란색 색소가 묻은 사람들은 모조리 검거해!”라는 경찰지휘부의 지침이 연이어 흘러나오고 있다.
방인성 목사는 “민주주의를 찾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혐오스러운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느냐”며 “지금 이 정부는 이성을 잃었다”고 분개했다.
시민들 일부는 골목으로 뿔뿔이 흩어졌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경찰의 강제진압에 맞서 서울 도심에서 ‘치고 빠지는’ 게릴라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한국은행 앞에서 강제해산된 뒤 명동성당과 종로2가로 나뉘어 시위를 벌였다. 종로2가에 모인 3천여명의 시민들은 9시10분께 차도를 점거했다.
경찰은 9시30분께 종로2가 탑골공원 쪽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서도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9시45분께 시민들이 모두 인도로 흩어졌으나 다시 동대문 인근에서 대열을 정비해 “이명박은 물러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서울시민 함께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허재현 기자
[3신:8시30분]
경찰, 파란 색소 탄 물대포 무차별 난사
을지로·남대문·시청·반포로 등지서 뿌려
물대포 맞은 강기갑 의원 연행하려다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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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회의는 선언문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100일 동안 밝힌 촛불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국민이 반대하는 위험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국민이 바라는 민주주의와 소통이 무엇인지 촛불은 분명히 보여주었다.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촛불,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는 이명박을 심판하는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과 유통과 판매 저지 운동, 공영방송 장악 저지를 촛불의 힘으로 분쇄할 것”이라며 “민생을 파탄에 몰아넣고 부자와 특권층을 위한 잘못된 정책에 맞서는 새로운 촛불을 밝혀야 한다. 우리는 촛불을 든 국민의 이름으로 끝이 아닌 새로운 투쟁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KBS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도 참석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정연주 사장의 해임은 불법이었고, 경찰을 투입해 노동자를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은 엠비시 피디들까지 체포 위협을 하는 등 공영방송에 대한 압수수색 위협까지 하고 있다”며 “와이티엔 구본홍 낙하산 사장은 노동자들에게 징계 협박을 하고 있다. 5년짜리 정권이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언론을 사유화 하려고 하는데 언론노조가 앞장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양승동 공동대표는 “KBS 사태는 KBS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와이티엔에 낙하산 사장을 앉혔고, 엠비시도 권력 앞에 무릎을 꿇게 하고 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개가 될 수 없다. 정권의 나팔수로 돌아가는 치욕적인 일을 할 수 없다. 사원행동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KBS 이사회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가 열린 한국은행 주변에는 7시40분께부터 물대포와 경찰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8시10분께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종로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시민들이 인도로 빠지자, 경찰이 파란색 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을지로, 남대문, 시청, 반포로 쪽에서 동시에 물대포를 난사했고, 시민들은 인도쪽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인근에서 쇼핑을 하던 시민 김의순(56·도봉구 방학동)씨는 “색소 물대포를 쏘는 것을 보니 국민을 사냥감으로 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색소의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았는데,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앞 남대문로와 명동 입구쪽은 온통 파란색 물바다가 됐다. 인근의 상점에 걸려 있던 물품들에도 파란색 물이 들었다.
한편, 8시15분께 경찰이 파란색 물대포를 맞은 강기갑 의원을 연행하려하자, 시민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 의원은 시민들의 제지로 다행히 경찰에 연행되지는 않았다.
허재현 기자
[2신:7시30분]
경찰 원천봉쇄, 한국은행 앞 1만 ‘촛불’
경찰, 시청·청계 광장 차벽…체포조·물대포 대기
대책위, 곧바로 거리행진…참여 시민 점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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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원천봉쇄로, 7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00차 촛불문화제는 장소가 바뀌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통일대회에 참석한 3천여명을 비롯 시민 1만여명은 남대문로 한국은행 앞 도로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현장에 나와 있는 대책회의 관계자는 “이곳에서 문화제를 열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열린 통일대회는 결의문 낭독을 한 뒤 6시20분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끝났다. 행사 마지막에는 시민들이 들고 있던 ‘US army 쥐박이’라고 씌어진 노란색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종로와 탑골공원 쪽에 모여 있던 다음 아고라 회원 수백여명도 한국은행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7시20분께 한국은행 앞 도로를 점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 시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 곳에서 약식으로 선언문 낭독 등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뒤 곧바로 거리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재협상을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진압에 맞서 대열을 정비하고 있다.
촛불 시민들이 거리로 나섬에 따라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을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 일대에 165개 중대 1만3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또한 시청앞과 청계광장 주변에 전경버스 차벽을 설치해 행사 자체를 원천봉쇄 했다. 경찰은 사복 체포조와 휴대용 색소 물대포 등을 동원한 해산 작전도 펼칠 계획이다. 경찰은 “도로 불법점거 등이 벌어지면 해산 명령과 함께 색소·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사용해 현장 연행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경찰 폭력을 동원해 폭압적으로 시민들을 연행하는 등 이명박 정부는 절대로 꺼지지 않는 촛불을 끄려 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환 허재현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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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6시30분]
강기갑 의원 “촛불·방송 탄압 이어 이젠 광복절 왜곡”
마로니에 공원서 ‘민족 통일대회’ 3천여명 참석
”보수 ‘건국 60년’, 지지기반 고착화 의도” 비판
8월15일 광복절, 오후 7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규탄하고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다. 명칭은 ‘이명박 심판! 민주주의 수호 815 100차 촛불문화제’다.
이에 앞서 오후 4시부터 마로니애 공원에서는 통일연대,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총련, 한대련 등으로 구성된 815민족통일대회추진위원회 주최로 ‘63주년 기념 8.15 민족 통일대회’가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4시10분께, 민족춤패 ‘출’의 공연으로 통일대회가 시작됐다. 사회는 김명섭 서울 통일연대 사무차장이 맡았다.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이 나와 발언대를 이어갔다. 농성 1087일째를 맞는 기륭전자 비정규조합원 최은미(24)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광복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얘기지만, 60일 넘게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김소연 분회장을 비롯 두 분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며 “내년에는 기륭 조합원들도 모두 나와 축제의 자리에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시40분께 무대에 오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8월 15일 건국절 행사를 치렀는데, 이제 48년 8월 15일 이전은 대한민국이 아니게 됐다. 윤봉길, 안중근은 더이상 우리나라의 위인이 아니게 됐다”며 “게다가 독도가 더이상 우리 땅이라는 근거가 사라졌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이명박의 본심이 건국 60년 행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개탄했다.
그는 “촛불탄압, 방송탄압 등에 이어 이제는 국경일인 광복절도 왜곡하고 있다”며 “역사를 암흑의 시대로 몰고가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평등한 사회, 남과 북이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광복 63주년 기념 8.15민족 통일대회 결의문’을 통해 “촛불의 민의를 거스른 채 민주주의 압살에 몰두하는 이명박 정권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진보진영에 대한 공안탄압을 분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광우병 쇠고기 전면 수입 철회와 한미FTA 저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1% 가진자만을 위한 이명박 정권의 부자정책을 파탄내고 노동자, 농민, 빈민을 비롯한 민중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통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정부가 광복절 행사를 건국60주년에 맞춰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정권(30·광진구 화양동)씨는 “건국 60년 행사는 옳지 않다. 자신의 정통성을 친일에서 찾는 정부의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낮으니까 지지율을 높여보려는 술수 같다”고 말했다.
안영삼(31·부산시 남산동)씨는 “건국 60년 행사는 잘못됐다. 8월 15일은 남과 북이 동시에 축하하는 광복절인데, 우리가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남과 북을 분리키시려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뉴라이트 역사관을 받아들여, 진보와 보수 이데올로기를 양분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고착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낮 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8.15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인사동에서는 누리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플래시몹 행사가 열렸다. 전대협 회원 200여명은 오후 2시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자체 결의대회를 가진 뒤 촛불문화제에 결합할 예정이다.
100번 째 촛불 문화제가 예정된 서울 시청앞 광장은 현재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