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국민대책회의는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부에게 공시했던 최종 '마감일'인 20일 이후 '48시간 비상국민행동', '국민대토론회' 등 국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한 대정부 공세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향후 일정과 방향을 제시했다.
20일~22일 '48시간 비상국민행동' 전개, 19.24.27일 국민대토론회 개최
국민대책회의는 집중 촛불문화제를 21일로 예고하고, 21일을 기점으로 20일, 22일 3일간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을 전개해 대정부 공세를 강화,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방식에 대해 "이번은 72시간 국민행동과는 달리 농성의 형태가 아니고 다양한 집회 프로그램과 문화 프로그램이 결합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면서 "21일을 중심으로 해서 20,22일에 다양한 집회, 시위, 토론, 공연 등이 결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밤에 집회를 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낮 집회도 가능할 것 같다"며 "밤에 광화문의 차벽에 스티커나 항의내용을 부착하는 형태가 아니라 낮에 한나라당 당사, 방통위 앞 등 규탄이 모이는 상징적 장소에서 항의내용을 전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고 새로운 시위문화 전개에 대해 시사하기도 했다.
또 국민대책회의는 19일 촛불문화제 후 시청 앞 광장에서 '광우병 쇠고기 투쟁과 촛불운동,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민대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대토론회는 전문가를 초빙해 발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기존의 토론회 형식이 아닌 17일부터 18일 밤까지 온라인상으로 모아진 의견에 따라 사회자를 선정하며, 의제를 제안한 누리꾼들을 국민패널로 구성, 토론에 참여시켜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민대책회의는 토론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될 것이라고 밝혔고, 방송 매체는 <다음>이나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후 국민대토론회가 24일과 27일, 추가로 진행될 것이다"고 전했다.
"촛불문화제 5대 의제는 의제의 확장이 아닌 의제의 결합"
'미국산 쇠고기'로 타오른 촛불문화제가 이른바 '촛불문화제 5대 의제'로 옮겨 붙여 확장되면서 국민대책회의가 주축이 되어 정치적 공세로 확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모든 의제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체적인 개별 행동을 하고 있는 단체가 촛불문화제라는 열린 공간으로 결집되는 것일 뿐"이라며 "국민대책회의가 의제를 확장한 것은 아니며 의제 확장은 대정부 투쟁이 아닌 의제의 결합이다"고 항간에 떠도는 오해를 불식시켰다.
그는 "쇠고기라는 의제는 순수한 의도이고 나머지 5대 의제는 정치적인 의도라고 확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투쟁도 대정부 투쟁이다"고 설명했다.
"정권퇴진운동은 정부에 대한 규탄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이해해야"
또 국민대책회의는 정권퇴진운동이 자칫 정치적 공세로 비춰질 경우 촛불문화제가 보수언론에 의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수위를 조절하면서 정권퇴진운동의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공동상황실장은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저항적 표시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권퇴진운동이라는 수사가 등장한 것이다"면서 '정권퇴진운동'의 성격에 대해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했다.
그는 "먼저 쇠고기 (문제를) 포함해서 정부가 보여 준 잘못된 정책, 강부자.고소영 내각 등 실정 전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잘못된 정책의 철회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이다"면서 "두 번째는 정부가 끝까지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불신하고 거부하는 의사를 조직화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향을 정해놓고 의도적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런 생각은 없다"면서 "20일까지 재협상하라는 것인데, 정권퇴진 운동의 실질적 의미는 정부에 대한 규탄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촛불문화제는 매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중심 쟁점인 광우병 이외에도 의료 및 공기업 민영화(19일), 물 사유화, 교육문제, 대운하(17일), 공영방송 사수 등 5대 의제가 추가로 결합되어 진행된다. 18일과 21일에는 집중 촛불문화제가 예고되어 있다.
또한 국민대책회의는 구 단위, 지역 단위, 대학별 자체적인 행사 및 지역대책위 구성을 권유하고 한나라당을 포함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재협상 요구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항의방문 등의 활동을 조직할 예정이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향후 계획과 일정 발표에 앞서, 세 가지 정치 논평을 통해 쇠고기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미국산 쇠고기를 속여 판매한 홈에버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번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며, 적발만 안 됐을 뿐이지 이런 사례는 많이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원산지 표시제가 아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전면재협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촛불문화제를 온라인에서 생중계하는 인터넷 사이트 아프리카(www.afreeca.com) 운영자 문용식 대표를 구속한 것과 관련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토론을 차단하려는 구시대적 통제"라면서 "저작권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일반적 관행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우콤 대표에 대한 구속은 정치 탄압이며, 확산되는 촛불 시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그동안 검찰조사 과정에서 나우콤은 다른 업체와 달리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일체하지 않았다"는 나우콤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면서 "검찰이 왜 하필 이시기에 문용식 대표를 구속했는지 그 의도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 강북구의회가 지난 16일 광우병 의심 미 쇠고기의 어린이집 급식 사용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결의안을 부결시킨 것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 뿐 아니라 '재협상과 국민건강권 확보'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대다수의 구의원들이 결의안을 부결시키는 데 앞장섰다"면서 "특히 앞에서는 촛불시위에 동참하며 재협상과 국민건강권 운운하더니 한편으로는 미국 쇠고기 급식 사용금지 결의안을 부결시킨 민주당의 행태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과 장대현 국민대책회의 홍보팀장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기자들도 현안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