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승리 기념 '정리 집회'가 열렸다. (사진=황진환 기자)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가 김장겸 MBC 사장을 해임함에 따라, 72일에 걸쳐 진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의 파업이 잠정 중단된다.
14일 오전 11시 5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MBC본부의 정리 집회가 열렸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이 가결되던 어제(13일) 집회 때는 김연국 본부장, 김민식 PD 등 눈시울이 붉어진 이들이 많았지만,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이날 집회에 나온 노조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김연국 본부장은 "2017년 9월 4일, 우리 MBC본부는 헌법 21조 언론의 자유와 방송법에 나온 방송독립을 지키기 위해 총파업을 시작했다. 총파업 72일째를 맞는 오늘, 이제 MBC 정상화의 발판이 마련됐음을, '우리 승리'를 국민 앞에 보고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본부장은 △국민의 자산인 MBC를 권력에 갖다 바치고 부역했던 부역자들 청산하고 법에 따라 처벌받게 하고 △다시는 권력에 의해 점령되지 않는 완전한 방송독립을 달성하며 △무너진 지역MBC 네트워크 체제를 바로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연국 본부장이 노조원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김 본부장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철저한 청산과 처벌은 보복이 목적이 아니다. 권력에 부역하고 국민을 보욕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끝까지 감시하고 함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정리 집회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MBC본부를 이끌었던 이근행, 정영하, 이성주, 조능희 전 본부장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허일후 교육문화국장은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앞장섰던 경영진에 맞서 조합을 지키고 우리 대오를 지키기 위해 애써주셨던 분들"이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전임 본부장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영하 전 본부장(해직)은 "MBC 9년 투쟁하며 눈물도 마르고 웃음도 동난 줄 알았는데, 저도 울다 웃다 했고 현장에 있던 구성원들도 많이 울더라"라고 말했다.14일 오전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이 서울 상암동 사옥 로비에서 파업 정리 집회를 갖고 환한 얼굴로 박수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정 전 본부장은 "여기 이 자리에 앉은 여러분들이, 우리 동지들이 몸으로 저항하고 맞서며 한 점 한 점을 찍었다. 누군가는 나서야 했던 집행부 자리에 누군가 나서 조합원의 수족이 되고 얼굴이 되어 점을 이었다. 큰 획의 한 선이 그어져 이제 드디어 승리하고 이긴 것"이라고 자축했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해직된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도 노조원들과 기쁨을 나눴다. 최 PD는 "싸우는 과정에서 얻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힘으로 해 다시 한 번 MBC를 일으켜 세우자"고 밝혔다.
박성제 기자는 "시청자들이 우리 승리에 박수쳐주는 순간은 딱 오늘까지일 것 같다. 오늘 라디오 방송에 나갔는데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문자가 꽤 있더라. 그걸 보며 긴장했다"며 "촛불시민들의 응원과 은혜를 입어 이 승리를 만들었다는 것 다 아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는 "(파업 후) 공정방송하겠다, 현장투쟁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 구조, 관행의 탓도 있지만 보도국만 놓고 얘기하면 우리 기자들이 각자 갖는 고민과 이해가 그만큼 절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전에 없이 보는 눈이 정말 많은 파업이었다. 온갖 군데 손을 다 벌렸고 다 손을 잡아주셨다. 이제 그분들의 응원과 지지 빚 갚는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MBC본부는 파업 73일째인 내일(15일) 오전 9시 부분적으로 업무에 복귀한다. 당장 '라디오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이번주부터, 라디오 프로그램은 20일부터 정상방송될 예정이다. 다만 MBC본부는 뉴스·시사교양 부문의 '제작중단'은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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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ocutnews.co.kr/news/4877216#csidx9e0211ac1bf1a709d3de5dd2e4dafff
'부당노동행위' 논란을 빚었던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이 결국 해임된 가운데 김 전 사장의 사퇴를 주장해온 MBC 노동조합도 70여일간 계속돼온 총파업을 멈추고 일부 업무에 복귀한다. 노조는 파업 이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파업 72일 차인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마지막 '총파업 집회'를 열고 "15일부터 업무에 부분 복귀한다"고 밝혔다.
MBC본부에 따르면 15일부터 총파업은 종료되지만 뉴스 제작을 담당하는 보도국 등 일부 부서의 경우 '제작거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영국 MBC본부 본부장은 "지금의 뉴스는 '적폐뉴스'"라며 "뉴스 중단과 보도국 간부 사퇴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본부중 대전MBC의 경우 이진숙 대전MBC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제8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개의 2시간만인 오후 4시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처리했다. 이후 이날 6시에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도 지분 70%를 지닌 방문진과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가 해임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MBC본부는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에 대해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민·형사를 막론한 철저한 심판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본부는 "이제는 MBC 재건이라는 더 치열한 싸움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일베방송'으로 전락한 그간의 보도 참사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본부는 총파업 집회 이후 이날 오후 2시 MBC 사옥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의 성과와 향후 노조의 활동방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MBC본부는 현재의 경영진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피의자' 또는 '적폐의 부역자'로 보고 방문진이 신임 사장을 선임하고 현 경영진들이 사퇴할때까지 부분적인 제작거부 활동을 계속 할 방침이다. 또 노조는 현 경영진 아래서 진행되는 인사발령, 프로그램 개편, 예산 평성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국 본부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과의 갈등 봉합 방안'을 묻는 질문에 "파업을 진행하는 동안 대부분의 MBC 구성원들이 파업에 동참했다"라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 상당수는 부역행위를 방조하고 침묵했던 분들로 사규에 따라서 징계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분들이 앞으로 MBC 재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본부장은 신임 사장 선임과 관련해 정치권의 개입을 배제하고 방송문화진흥회의 독립성을 인정할 것과 MBC 정상화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되 그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한편, MBC본부는 "'MBC 방송장악 백서'(가제)를 집필 중이다"며 "지난 9년 동안의 전·현직 경영진들의 '방송장악'의 역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서는 보도부분과 편성제작부분을 비롯해 인사, 감사, 예산 회계 등 분야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담기며 이달 말 제작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MBC 본부는 백서를 바탕으로 'MBC 재건 리포트'를 만들어 '공영방송으로 MBC가 지향할 가치에 대한 새로운 강력과 규범'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에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MBC본부는 '재건 리포트'가 "전 조합원들의 제안을 듣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작성될 MBC 재건의 밑그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백서 작성은 단순히 방속장악의 역사를 적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방송장악 시도에) 너무도 취약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약점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