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전류 만지는 전기원 백혈병 첫 산업재해 인정

by 장산곳매 posted Mar 02,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건설노조

2만2천900볼트 고압전류를 만지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전기원 노동자가 최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전기 노동자의 암 질환이 직업병으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파가 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국내 첫 판정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전자파와 성인 백혈병 간 연관성을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 산재사건에서 "(역학조사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으면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정황으로 참작하는 게 마땅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산재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재를 판단할 때 역학조사 결과를 '거스를 수 없는 기준'으로 삼았던 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 관행이 바뀔지 주목된다.

역학조사 한계 인정한 서울질판위

1일 고용노동부·공단·건설노조에 따르면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5년 5월31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장아무개(사망 당시 54세)씨 질병이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지난달 27일 판정했다. 장씨는 한국전력 협력업체 소속으로 순천지역에서 26년간 배전설비 보수업무를 했다. 고무장갑만 끼고 전류가 흐르는 전선(활선)을 다루는 무정전 직접 활선작업을 했다.

평소 건강한 체질이었던 장씨는 2015년 1월29일 병원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장씨를 치료한 전남대병원은 "저주파에 의한 백혈병을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씨는 투병 4개월 만에 사망했다. 유족은 같은해 7월21일 공단 여수지사에 산재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전기원 노동자가 "전자파로 인해 백혈병에 걸렸다"며 산재를 신청한 첫 사례였다.

공단은 업무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작업환경과 관련한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공단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재 여부를 판단한다.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활선작업장 8곳(직접활선·임시송전공법·직접송전공법)에서 일하는 전기원 28명과 사선작업장 두 곳에서 일하는 전기원 9명을 대상으로 극저주파 자기장 노출 정도를 측정했다. 연구원이 올해 1월 공개한 '활선작업자 건강상태 및 관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원 노동자들의 자기장 노출량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훨씬 많았다.<본지 2018년 1월11일자 2면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활선작업자 역학조사 결과 "작업자 기준치보다 높은 전자파에 상시 노출" 참조>

측정 결과 작업시간 동안 단 한 명을 제외한 37명이 10마이크로테슬라(μT)가 넘는 자기장에 노출됐다. 변전소 근무자(0.43μT)·용접작업자(0.95μT)·반도체공장 노동자(0.78μT)·LCD공장 노동자(0.51μT)의 자기장 평균 노출수준보다 크게 높다. 100마이크로테슬라를 초과하는 자기장에 노출된 작업자가 24명(65%)이었고, 1천마이크로테슬라를 초과하는 작업자도 두 명이나 있었다.

그런데 연구원은 "전자기장 노출이 활선작업자들의 건강장해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증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역학적 증거와 실험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연구원는 "11개 연구논문 중 4개 논문에서는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백혈병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제시한 반면 나머지 7개 논문에서는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성인 백혈병 간 역학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다"며 "문헌고찰 내용을 종합하면 소아 백혈병을 제외한 성인 백혈병의 경우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백혈병의 연관성은 아직까지 그 결과가 일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재해자 입증책임 완화 판례, 서울질판위에 영향 줬나

“문헌상 업무관련성이 밝혀진 바 없다”는 연구원 보고서와 서울질판위 판단은 달랐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같은 직접활선 작업이 아니라 '스틱'을 이용한 간접활선 작업을 한다. 우리나라와 작업방식이 완전히 다른 외국의 부정적 연구 결과만 보고 업무관련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주평식 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은 "엄밀히 보면 업무관련성이 낮은 게 아니라 의학적 인과성이 밝혀진 게 없는 상황"이라며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개연성·유발성·유병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장씨의) 백혈병과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질판위 판정은 직업성질환 관련 대법원 판례 경향과 일치한다. 대법원이 지난해 8월29일 원심을 파기하고 삼성전자 LCD사업부 천안공장에서 일하던 이아무개씨의 다발성경화증을 산재로 인정한 판결이 대표적이다. 대법원은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직업병에 대한 경험적·이론적 연구 결과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첨단산업 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에 해당하고 그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자세한 내용은 판정문을 읽어봐야 알겠지만 서울질판위가 재해자 입증책임을 완화한 대법원 판례 경향과 전자기파 노출강도나 기간, 감전위험 때문에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일하는 전기원 작업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신청 10명 산재사건도 영향권
노동부 "사실관계 확인해 신속히 처리"


노조는 서울질판위 판정이 또 다른 전기원 노동자들의 산재 인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는 2016년 2월부터 석 달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고, 같은해 6월 암이나 뇌실혈관계 질환에 걸린 조합원 11명이 산재를 신청했다. 현재 10명이 남아 질판위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석원희 노조 전기분과위원장은 "서울질판위 결정으로 볼 때 조합원 10명의 산재도 인정될 것"이라며 "한국전력이 전기원 노동자 작업환경 개선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전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전기원 노동자는 4천여명으로 추산된다. 주평식 과장은 "업무상질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며 "한 번 판단된 사건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사실관계만 확인한 뒤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1.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3선 도전 ... 임원선거 단독 입후보

    ▲ 금속노련 김만재(53·사진) 금속노련 위원장이 3선에 도전한다. 금속노련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25대 연맹 임원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 위원장이 단독 입후보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15년에도 단독 입후보해 95.3%의 압도...
    Date2018.04.24 By장산곳매 Views1221
    Read More
  2. 삼성전자 손 들어준 법원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보류”

    ㆍ노동부 공개 앞두고 판결 법원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기흥·화성·평택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수원지법 행정3부는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Date2018.04.20 By바다 Views2534
    Read More
  3. 한국지엠 8차 임단협 불발, 사측 '교섭장에 CCTV 설치' 요구하며 불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지엠횡포저지 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발족식에서 범국민대책위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와 '30만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또한...
    Date2018.04.15 By장산곳매 Views1230
    Read More
  4. 산업은행,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신청 계획 철회

    창원진해 STX조선해양이 구사일생 할 수 있게 되었다. 11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자구계획 제출 시한(4월 9일)을 어겼다며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밝혔지만, STX조선해양과 전국...
    Date2018.04.11 By민들레 Views1134
    Read More
  5. 사회적 대화기구 3개 의제별위원회 4월 말 출범

    2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합의된 '사회안전망 개선위원회' 등 3개 의제별위원회가 이달 말 출범할 전망이다. 5일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단체들에 따르면 조만간 의제별위원회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구성된다. 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경총·대한상의·고용노...
    Date2018.04.08 By들불 Views1196
    Read More
  6. 공무원노조 단식농성 "적폐청산 첫걸음은 해직자 136명 원직복직"

    ▲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해직자 원직복직 쟁취 간부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대통령과 국회가 공무원 해직자 원직복직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정기훈 기자 9...
    Date2018.04.06 By투쟁으로 Views1172
    Read More
  7. 금속노조·조선업종노조연대 '조선노동자 생존권 쟁취' 2차 결의대회 개최

    ▲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한 뒤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더 이상 정부에 구걸하지 않겠다. 투쟁으로 우리의 고용...
    Date2018.04.05 By찔레꽃 Views1212
    Read More
  8. 노동계, 국회의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릴레이 대응 나서

    국회가 근로기준법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한 데 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해 최저임금 인상이 무력화될 위기에 놓였다. 노동계는 이것이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그대로’의 결과를 낳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
    Date2018.04.03 By이어도 Views1084
    Read More
  9. 금호타이어지회 "중국 더블스타 매각 협조한다"

    조합원 60.5% 찬성표 던져 … 채권단 긴급자금 2천억원 수혈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된다. 노동자들이 동의했다. 채권단 자금지원을 포함해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후속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1일 “해외매...
    Date2018.04.03 By바다 Views1105
    Read More
  10. 공무원노조, 9년 만에 법내노조로…고용부, 설립신고증 교부

    5차례 설립신고 반려 사유였던 ‘해직자 조합원’ 관련 규약 개정 ‘해직자’ 조합원 자격 관련 규약을 개정한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9년 만에 법내노조가 됐다. 2009년 처음 설립신고한 뒤 6번째 설립신고를 통해서다. 고용노동부는 공무원...
    Date2018.03.29 By바위처럼 Views1089
    Read More
  11. 삼성웰스토리 파업 초읽기, 그룹 사상 처음

    2017년 4월 17일 열린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 출범식에서 노동자들이 사측에 정당한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 삼성웰스토리지회 제공 ·삼성웰스토리 노사협상 큰 진전 없어… 계열사 노조 연대 움직임 주목 삼성그룹의 사상...
    Date2018.03.25 By들불 Views1126
    Read More
  12. STX조선해양지회 '직원 40% 해고'에 파업으로 맞선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정부의 법정관리 압박과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예고에 파업으로 맞선다.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지회장 고민철)는 21일 오후 경남 창원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자구안은 회생대책이 아니라 살...
    Date2018.03.22 By금강하구 Views1103
    Read More
  13. 한국지엠 노사 '군산공장 폐쇄' 관련 임단협 불붙는다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2018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면서 회사가 예고한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둘러싼 교섭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부는 올해 임금동결을 결정했는데 회사에서 추가적인 복지삭감을 ...
    Date2018.03.19 By찔레꽃 Views1204
    Read More
  14. 금호타이어 노조, 고공농성 13일 만에 풀어…“대정부 투쟁” 예고

    노조 15일 오전 6시30분까지 총파업 진행 14일 오후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이 광주시 광산구 영광통사거리에 있는 20m 높이의 송신탑에서 내려왔다. 사진 연합뉴스 해외매각 철회 등을 주장하며 고공농성을 했던 금호타이어...
    Date2018.03.14 By바위처럼 Views1167
    Read More
  15. "쌍용차 복직약속 이행하라" 종교계 다시 오체투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오체투지(五體投地·무릎을 꿇고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것)를 하고 있다. 2018.3.12 해결 ...
    Date2018.03.13 By무지개 Views1173
    Read More
  16. 일본 본사 원정투쟁 나선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 “불법해고 해결하라”

    ▲ “한국 아사히글라스와 아사히글라스그룹은 다른 법인입니다. 다른 법인에 대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7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아사히글라스 총무부 그룹 매니져 고조노 에쯔로(小園悦郎)는 일본 본사를 방문한 경북 구미 아사히글...
    Date2018.03.08 By투쟁으로 Views1218
    Read More
  17. 민주노총 올해 임금 22만4천원<7.1%> 인상 요구

    민주노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을 동일하게 한 달 22만4천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임금요구안을 확정했다. 민주노총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8년 임금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한 달간 임금요구안 마련을 위해 조합...
    Date2018.03.06 By노돗돌 Views1162
    Read More
  18. 한국지엠 노동자 2천500명 희망퇴직 신청

    회사 계획·노동계 예상 웃돌아 … 외신 "지엠 5천명 감원계획 한국 정부 통보" 한국지엠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노동자 규모가 회사가 추진하고 노동계가 예측한 숫자를 크게 웃돌았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이달 2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Date2018.03.05 By바다 Views1106
    Read More
  19. 고압전류 만지는 전기원 백혈병 첫 산업재해 인정

    ▲ 건설노조2만2천900볼트 고압전류를 만지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전기원 노동자가 최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전기 노동자의 암 질환이 직업병으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파가 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국내 첫 판정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전자...
    Date2018.03.02 By장산곳매 Views1132
    Read More
  20. 환노위, 노동시간단축안 의결 ... 휴일근로 중복할증 미적용, 관공서 공휴일은 유급휴일로

    ▲ 26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소위 회의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1주일을 7일로 법에 명시하고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
    Date2018.02.27 By장산곳매 Views12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 120 Next
/ 1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