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노동계에 선전포고…수서발 KTX 면허 '날치기'

by 겨울바람 posted Dec 29,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박근혜 정부와 노동계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여전히 수서발KTX주식회사 설립 취소 문제가 '철도 민영화' 논란을 풀 열쇠지만, 정부의 초강경 대응으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은 이제 박근혜 정부와 노동계 전체의 문제로 확장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통보한 파업 복귀 '최후통첩' 시한은 27일 자정이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전날 자정을 3시간 앞두고, "수서발KTX주식회사 법인 등기를 마치자마자 면허를 발부했다"고 발표했다. 최후통첩 시한이 되기도 전, 철도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을 무시하고 면허를 발부한 것은 이미 정부가 '대화'를 포기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면허 발급과 함께 "수서발KTX주식회사가 주식 발행과 양도 대상을 공공 기관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유지토록 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는 결국 철도 역사 114년 사상 처음 철도 운송에 복수 운영자를 참여토록 물꼬를 튼 정부가 됐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속서상 '철도 분야 개방 유예' 빗장을 스스로 푼 정부가 됐다.

▲ 28일 오후 민주노총 총파업 및 촛불 집회가 예정돼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국민적 촛불에 직면하게 될 것"

철도노조는 국토부의 '기습 면허 발급'에 대해 "국민에 대한 선전 포고"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28일 기자 회견을 열고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13일 만에 노사 교섭이 어렵게 재개되고, 철도노조가 면허 발급과 파업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자고 제안했으며, 국회 환노위가 중재에 나서 처음으로 노사정 대화가 열린 날 정부는 이 모든 노력을 무시한 채 야밤에 면허를 기습 발급했다"며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KTX 법인 면허를 발급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즉각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논평을 내고 "불통 정부는 노조, 시민사회, 야당의 모든 요구를 무시했다. 수서발 자회사의 면허권 발부 강행은 또 다른 국민적 촛불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설득과 동의 없이 힘으로만 밀어붙인다면 파국을 예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레일이 내놓은 '최후통첩' 시한이 지남에 따라 무더기 징계도 예상된다. 철도노조 역대 파업 일수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파업 20일차, 현장으로 복귀한 인원은 21% 수준이다. 기관사 복귀율은 2.8%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 인원 총량은 늘 수밖에 없지만, 파업 20일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속력은 단단한 상황이다. 현재 파업에 가담하고 있는 인원은 6957명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파업이 해를 넘기고 있다"고 언급, 내년까지 각오했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여기에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고 총파업에 나선다. 전선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코레일은 강경 일변도다. 코레일은 이날 노조 간부 490여 명을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전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먼저 불법 파업 시작과 함께 전국 주요 경찰서에 고소된 전국철도노동조합 간부 191명 중 해고자 46명을 제외한 145명을 우선적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부될 인원만 25명이다. 나머지 120명은 해를 넘긴 1월 2일 징계위에 회부될 예정이다.

코레일은 이어 "불법 파업을 기획·주도·독려·복귀 방해 활동을 벌인 노동조합 지부 간부 약 345명 정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후 내년 1월 중에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불법 파업에 가담한 정도 및 기간 등에 따라 중징계 처분할 계획이며, 민·형사상의 책임뿐만 아니라 손해 배상 등 구상권까지 개별적으로 청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500명까지 '해고 리스트'…대화 의지, 애초에 없었다

파업 초반부터 정부와 코레일은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코레일은 파업 당일인 10일, 4000명을 직위 해제했고, 200여 명을 고발했으며 방하남 고용노동부장관은 "면담했어도(만났어도) 듣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태 해결 의지를 애초에 접었다.

정부와 코레일의 그간 강경 대응 일변도에 비춰볼 때 이들에 대한 대량 해고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력 문제도 대비책을 세워놓았다. 660명의 대체 인력 선발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추가 채용도 열어놓고 있다. 대체 인력 채용은 '해고'의 예고편인 셈이다. 이 외에도 7000명 이상의 파업 가담자들에 대한 견책, 감봉 등 무더기 징계도 예상된다.

경찰은 병력 5500여 명을 동원, 휴일에 민주노총을 강제 진입하는 초유의 기동력을 보였고, 현오석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코레일과 철도노조의 협상 테이블이 재가동되는 시점까지도 노조의 파업을 "철밥통 지키기"로 규정하고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리고 교섭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코레일은 660명의 대체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정황들이다. 모두 코레일이 "(27일) 밤 12시까지 복귀하라"며 노조 측에 최후통첩을 보내기 전, 일어난 일이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세종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철도 파업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나 이념 논리 때문에 나라 발전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전문가들과 함께 올바른 논리를 세워 국민들께 적극적으로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가 잘못된 인식과 '이념 논리' 때문에 파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도 "공짜 점심은 없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책 제목을 인용했다. '민영화'의 논리를 제공했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의 언어를 구사하며 "민영화 안 한다"는 말을 믿으라고 하는 셈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95 기호3번 배영희 정창완 선거 홍보물 제3호(정책공약해설집)-1 file 관리자 2007.09.03 11842
2394 전국건설플랜트노조 8월 5일 울산서 출범 file 관리자 2007.08.02 9076
2393 기호3번 배영희 정창완 선거 홍보물 제3호(정책공약해설집)-3 file 관리자 2007.09.03 8694
2392 기호3번 배영희 정창완 선거 홍보물 제3호(정책공약해설집)-2 file 관리자 2007.09.03 7964
2391 넘치는 ‘중국 쇳물’ 세계 철강시장 덮친다 file 관리자 2007.08.14 6923
2390 기호3번 선거 홍보물2호 file 관리자 2007.08.30 6486
2389 거침없이 바꾸자!3번 선거 홍보물1호 file 관리자 2007.08.27 6377
2388 임금피크제 가이드라인 막판 진통 file 파랑새 2010.04.04 6095
2387 87년 노동자 대투쟁 - 노동자가 역사의 주인이 된 그해 여름 관리자 2007.08.03 5995
2386 대형 조선소 임단협 마무리 관리자 2007.08.10 5987
2385 한국노총 금속노련 "회사에 최고장 보내라" 지침 .... 통상임금, 임금시효 6개월간 중단 효력 file 신발끈 2013.12.27 5957
2384 민주노총 '이랜드 규탄' 전국노동자대회·비상대의원대회 예정 file 관리자 2007.08.02 5721
2383 여야 '철도파업 소위' 구성 잠정 합의...파업 철회 미지수 바위처럼 2013.12.30 5670
2382 24일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전국민주노동자장 거행 바람 2013.12.25 5546
2381 한국타이어 직원 6명 ‘심근경색’으로 돌연사 관리자 2007.08.26 5516
» 박근혜, 노동계에 선전포고…수서발 KTX 면허 '날치기' 겨울바람 2013.12.29 5402
2379 KTX 여승무원 해결 위해 3자협의체 구성키로 file 관리자 2007.09.29 5278
2378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에 윤종광…사무처장엔 이창석 후보 당선 file 쇳물 2013.12.10 5198
2377 철도 노-사 실무교섭 돌입, 최연혜 사장 조계사 방문 파란하늘 2013.12.26 5148
2376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구원받을까...부산지노위 판결이 '열쇠' 파란하늘 2011.05.04 47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120 Next
/ 1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