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동자들이 정권과 자본의 구조조정 광풍에 맞서 투쟁할 것을 선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지도부 및 지부·지회 간부 300여 명은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노동자-서민 살리기 금속노조 투쟁본부 투쟁선포대회'를 열고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 서민에게 전가하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15만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투쟁을 선포한다"며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 1만 노동자 실천단을 만들고 지부, 지회 간부들이 현장을 돌며 언제라도 투쟁에 결합할 수 있는 탄탄한 대오를 만들어 달라"고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이 나라 경제가 정말 어렵고 힘들다면 노동조합과 정부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화와 노사교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전병덕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금속노조 투쟁을 지지하며 총연맹도 함께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전 부위원장은 "경제 위기 주범이 정권과 자본임을 꼬마들도 아는데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처럼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 노동자, 서민과 이 나라를 위한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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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선포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서로의 손에 붉은 띠를 묶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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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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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에 처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이날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가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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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법정관리 신청 이후 노동계는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쌍용자동차지부도 투쟁 결의를 밝히며 연대를 호소했다.
한상균 쌍용자동차지부장은 "세계 경제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은 쌍용차와 협력사 직원들의 생존을 팽개치고 있다"며 "상하이차는 투자와 기술유출 대가를 지불하고 정부는 정확하게 조사해 국가대 국가 문제로 당당하게 풀라"고 요구했다.
한 지부장은 "쌍용차 문제는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다. 그러나 현대와 대우로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의 부품 기술까지 깡그리 유출돼도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동지들을 믿고 구조조정 광풍을 온 몸으로 막아내 전국 구조조정 사업장의 용기와 모범이 되겠다"고 결의했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를 위한 투쟁 결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진용 현대자동차 아산 비정규지회장은 "비록 사업장은 너무 힘들고 어렵지만 자본과 정권에 맞서 있는 힘 다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자, 서민을 비롯해 나라 전체에 내린 어둠을 몰아낸다는 의미로 '구조조정'과 'MB악법'이라고 적힌 커다란 펼침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이후 이들은 남택규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 대표 4명이 쌍용차 경영 정상화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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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총리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가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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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선포대회 중 노동자들이 'MB악법' '구조조정' 이라 쓰인 펼침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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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투쟁선포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