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가 14일부터 20일까지 독립적인 기업별노조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형태 변경 찬반투표 결과, 투표율 81.8%, 찬성율 67.1%로 가결됐다. 이로서 KBS노조는 이르면 8월 중 전국언론노조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독자적인 기업별노조로 행보할 전망이다.
조직형태 변경은 조합원 과반수 투표 2/3 찬성으로 가결되며, 투표율과 찬성율을 고려했을 때 전체 제적 조합원 절반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KBS노조는 투표 결과 발표 후 발간한 특보55호에서 조합원들이 지부 의견 무시, 독선 운영을 한 언론노조와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이번 투표는 언론노조가 낙하산 저지 투쟁을 앞두고 KBS노동조합 위원장을 부당하게 제명하고 KBS노동조합을 법적으로 마비시킴에 따라 KBS노동조합의 자주성과 조합원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실시”한 것으로, “제명을 철회할 경우 투표를 재고하겠다는 KBS 위원장의 마지막 제안도 언론노조는 일축했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또한 “KBS 조합원들은 이번 투표에서 조합비 횡령, 회계 부정, 지.본부 의견 무시, 독선적 운영 등으로 산별 정신을 훼손한 언론노조와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선택했다”고 투표 결과를 해석했다.
아울러 그동안 KBS노조가 벌여온 실천에 대한 조합원의 적극적인 지지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KBS노조는 “그 동안 벌여온 참여정부 낙하산 정연주 반대 투쟁, 이명박 정권 낙하산 임명 저지 투쟁에 대해 확고한 지지 의사를 재차 표시했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정리하고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인규 전 이사가 사장 응모를 포기함에 따라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투쟁 방향이 제대로 길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하게 된 것”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KBS노조의 투표 결과에 대해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산별노조 탈퇴를 묻는 규약 절차를 위반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어쨌든 조합원 의견에 대해서는 수용을 하겠지만, 산별노조 가입과 탈퇴를 묻는 절차가 개인 가입, 개인 탈퇴로 되어 있고, 본부가 임의 판단에 따라 투표를 부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여전히 KBS 본부조직은 유지할 것이고,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는 탈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상재 위원장은 “현 KBS 노조 집행부는 그동안 산별 노조 기반을 흔드는 등 기업별노조의 인식과 행태를 유지해왔다”고 말하고 “지난 1년 반동안 1% 조합비 납부 규약도 지키지 않는 등 조직 운영을 무시하고 위배해왔다”며 KBS노조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전국언론노조 규약에 따르면 조합비는 1% 정률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KBS노조는 정액제를 고수하거나 조합비를 일방적으로 삭감해 문제가 된 바 있다.
KBS노조가 특보55호에서 산별 정신을 들어 “(언론노조가) 조합비 횡령, 회계 부정, 지.본부 의견 무시, 독선적 운영”을 해왔다고 지적한 데 대해 최상재 위원장은 “하나하나 이미 확인됐거나 사실과 다르며, 조합비 외에 다른 규약도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해 온 KBS노조가 지금 산별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지부들도 모두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