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에어컨, 딤채 냉장고, 자동차 부품들을 만드는 (주)만도 기업이 해외에 매각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노동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만도 기업 오상수 사장은 8일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상반기 중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직접 밝힌바 있다.
세계 84위이자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부품 회사인 (주)만도 기업이 또다시 팔려나갈 상황에 처했다. (주)만도 기업의 전신인 만도기계는 1997년 한라그룹의 부도로 인해 흑자임에도 부도가 났다. 경영진의 문어발식 기업경영으로 인해 부당내부거래 상호지급보증 등으로 약 8,300여억원이 넘는 돈을 한라그룹에 빌려줬기 때문이다.
당시 한라그룹은 약 6조 1894억의 채무 가운데 약 3조 8137억을 탕감 받은 상태로 로스차일드의 브릿지론 방식으로 매각됐다. 그중 만도기계는 발레오만도, 위니아만도, (주)만도로 분할 매각됐다. 그 중 (주)만도는 네델란드 법인 선세이지라는 투기자본에 매각됐다.
다시 매각? 또다시 구조조정과 국부 해외유출 일어날 것
선세이지가 인수한 (주)만도는 이후 직원 1,000여명을 감축했다. '주주이익 극대화'방침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오상수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무분별한 외주화 추진도 이뤄졌다. 2000년부터 진행된 외주화로 인해 노사관계는 매년 파행으로 이르렀다.
하지만 기업의 주식 배당은 천장부지로 올랐다. 선세이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주식소각, 배당으로 회수한 금액은 약 3118억에 달해 초기 투자한 1890억을 훨씬 넘었다. 결국 이 돈은 고스란히 해외로 넘어간 셈이다.
노조측에서는 현재 선세이지가 다시 재매각을 통해 1~2조 가량의 매각대금도 순이익으로 챙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주)만도가 자동차 부품사의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던 만큼 기업을 매각할 시, 양도자와 양수자는 노동조합과 성실한 협상을 통해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매각진행과정은 지분매각이라는 주주간의 협상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 노조의 의견이 반영되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매각대상으로도 투기자본으로 악명높은 미국 사모회사인 KKR이 유력하다.
노조측에서는 회사가 매각된다면 또한번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고 투기자본으로 인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생계수단이자 일터인 이곳을 상품으로 팔리게 할 순 없다"
금속노조 만도 지부는 이러한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14일 오후 1시 여의도 하나IB증권 앞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하나IB증권은 이번 매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투기자본이 앞장서서 매각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을 분명히 규탄하고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공병옥 만도 지부장은 "이제 투쟁이 시작됐다"며 "지도부 간부만의 투쟁이 아닌 전 조합원들의 투쟁이 진행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10일 진행된 쟁의찬반 투표에 총인원 2403명 중 2066명이 참석, 찬성 1985명, 반대 14명, 무효 337명으로 96.1%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찬반 투표가 가결됐다. 이러한 수치는 만도 기업에 노조가 생긴 20년 이래 최고라고 알려졌다.
김기동 문막지회장은 "우리는 97년 때처럼 또다시 당할순 없다"며 "2008년 지금 또다시 우리의 생계수단이자 일터인 이곳을 상품으로 팔리게 할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에 앞서 오전 11시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나서서 (주)만도의 매각을 저지할 것을 촉구했다. 만도 지부 간부들은 이후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 "해외투기자본이 우리의 자본을 망가뜨릴 수 없다"며 "만약 이번 매각이 타결된다면 우리는 신정부 투쟁으로 향후 투쟁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하나IB증권 앞에서 진행된 결의대회 이후 은행 관계자와의 면담을 하기위해 건물을 들어가려는 노조원들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로인해 보호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전경의 귀가 찢어지고 코피가 나는 일이 발생했다. 노조원들 역시 입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날 충돌로 인해 노조원 4명이 영등포 경찰소에 연행됐다. 조합원들은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며 영등포 경찰서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했다.
경찰에 의해 입술이 터진 조합원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
조합원이 경찰들에 의해 사지가 들린채 연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