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건설노동자 집회 도중 분신
노동자가 분신했다.
단협을 체결하고 노조를 인정하라며 130일 넘게 파업을 벌이던 인천 영진전업 정해진 조합원이 27일 집회 도중 온몸에 신너를 뿌리고 분신했다. 정 조합원은 현재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이동해 치료중이나 위독한 상황이다.
정 조합원이 분신하기 8일 전인 19일 새벽 5시경 영진전업 조합원들이 설치한 천막농성장이 사측 용역들에 의해 강제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농성장에 있던 조합원들은 용역들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500명은 27일 오전 11시 회사측 노조 탄압을 강력하게 규탄하기 위해 인천 갈산역에서 영진 전업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1시 30분 경 조합원들이 영진 전업사에 도착했지만 회사로 연결된 길은 전경들에 의해 모두 봉쇄돼 있었다.
경찰과 대치한 지 20여분이 지난 1시 50분경 정해진 조합원이 온몸에 불을 붙이고 "동지들 힘내라", "사장 구속시켜라"라고 외치며 대오 뒤편에서 뛰쳐 나왔다.
조합원들은 급히 불을 끄려 노력했지만 쉽게 꺼지지 않았다.
그가 뛰쳐나온 쪽에서는 빈 신너 2리터 2통과 소지품 들이 놓여있었다.
서원희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장은 "사람대우 해달라고 여지껏 싸워왔다"며 "회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 협약을 거부한 데다 회사까지 틀어막아 그를 분노하게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 분과장은 "인천지역 전기분과 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다만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요구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2의, 제3의 전해진 조합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며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시급히 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6시 현재 한강성심병원 앞에는 인천지역 전기분과 노동자들을 비롯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여 정 조합원의 회복을 기원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건설노조 정해진 조합원 끝내 운명
부평 영진전업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인천건설지부 전기분과 정해진 조합원이 끝내 저녁 9시에 사망했다.
27일 오후 1시50분경 영진전업 현장에서 분신한 정해진 조합원은 인근 부천 순천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옮겨져 2차 응급치료를 받았다.
저녁 5시10분경 정 조합원은 병원 3층 화상중환실로 옮겨진 후 저녁 8시40분경 심폐소생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녁 9시경 의료진은 '의학적 사망선고'를 내렸으며 사망 원인은 폐혈증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알려졌다.
"인천 전기원 파업투쟁 정당하다. 유해상 사장을 구속하라"며 분신한 정해진 조합원은 7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현재 민주노총 집행부는 이후 상황과 장례절차에 대한 논의 중이다. 병원에는 남궁헌 전국건설산업연맹 위원장과 석원희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원분과장,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함께 하고 있다.
.
<노동과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