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송전탑 아래서 형광등 들자 ‘반짝’…“불안해 못살겠다”

by 촛불 posted Jan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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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158주째 노선변경 집회
“작년말 개통뒤 당국 나몰라라
대안노선 만들거나 집단이주를”
한전 “과부하 위험서 이젠 여유
형광등 켜지는 것 큰 문제 아냐”
군산시도 무대책 “경로당 등 추진”
주민들이 지난 3일 밤 전북 군산시 회현면 송전철탑 아래서 형광등을 들자 불이 켜졌다.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제공
주민들이 지난 3일 밤 전북 군산시 회현면 송전철탑 아래서 형광등을 들자 불이 켜졌다.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제공

“송전철탑 아래선 (전기 연결을 안해도) 형광등이 켜져 정말 불안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30분께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리 수산교회에서 열린 새만금 송전철탑 노선변경 158차 기도회에서 강경식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대책위) 법무간사가 보고했다. 수산교회 이태영(58) 목사는 “주민들이 자기 땅을 지키려고 싸웠다. 반대만 한 것이 아니라, 자체비용을 들여서 용역까지 해가며 우회노선(대안노선)까지 제시했으나, 한전이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폭력을 가했다. 목회자로서 억울함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기도회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송전철탑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새해벽두인 지난 3일 밤 군산시 회현면 대정리 54번과 55번 철탑 사이 송전선 아래에 모여 형광등 점등 시험을 했다. 들고 있던 20여개 형광등에서 모두 불이 켜졌다고 한다. 이는 송전탑 주변에 만들어진 전자파 가운데 전기장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자기장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형광등 실험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등에서도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는 곳에서 송전탑이 주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줄 때 등장하곤 한다.

주민들은 형광등에 불이 들어와도, 정말 문제가 없다면 한전 직원들이 송전탑 근처에서 직접 살아보라고 한다. 송전선과 집 사이 거리가 불과 50m 미만인 이은준(43)씨는 “10년 전 농사짓고 살려고 귀농했는데, 송전선에서 소리가 나서 정말 불안하다. 전기 개통 이후 관계당국은 나몰라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 쪽은 “송전철탑 아래에서 형광등이 켜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전압만 조금만 있어도 형광등 불빛이 나기 때문에 발광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전류가 흘러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 이은준씨가 송전철탑과 50미터도 안 떨어진 전북 군산시 대야면 자신의 집 마당에서 송전철탑을 가리키고 있다. 박임근 기자
주민 이은준씨가 송전철탑과 50미터도 안 떨어진 전북 군산시 대야면 자신의 집 마당에서 송전철탑을 가리키고 있다. 박임근 기자
한전은 군산지역 산업단지 전력공급을 위해 군산변전소부터 새만금변전소까지 구간(30.6㎞)에 345㎸급 송전탑 88기를 건설했다. 한전이 2008년 12월 군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4월까지 공사를 진행하다가 주민 반발로 중단했다. 2015년 5월 재공사가 이뤄진 뒤, 계약체결 8년 만인 지난해 12월21일부터 전력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은 “피해주민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전력공급만 하는 것은 한전의 횡포다. 위험하고 재산상 피해를 입기 때문에 철탑을 뽑아야 한다. 대안노선으로 우회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집단이주를 시켜줘야 한다. 아직도 주민들이 보상금 때문에 송전철탑을 반대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난다”고 촉구했다. 주민 전연순(64)씨는 “송전선과 마을간 거리가 150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못살겠다”고 말했다.

강경식 간사는 “주민들이 송전선 지중화와 우회노선을 요구했으나, 비용문제를 내세워 반대했던 한전이 철탑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산업단지에 전력이 모자라서 시급하게 전기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애초 주장했다. 하지만 이제 그 논리가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산업단지에 입주한 군장에너지와 한화에너지 등의 열병합발전소가 계속 세워져 자체 전력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졌고, 특히 대규모 전력공급을 요청했던 오시아이(OCI)가 태양광산업의 악화로 2015년 공장건설을 포기해 주된 목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잇는 동백대교의 건설계획 때문에 송전선로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이 다리 추진계획은 송전철탑 공사계획보다 훨씬 전에 완료된 것인데 한전이 핑계를 대고 있다고 대책위 쪽은 주장했다.

한전은 이에 대해 “군산지역 산업단지 기존 업체들이 요구한 대로 전력을 모두 공급하지 못했다. 종전 선로는 전력량 과부하 때문에 위험했는데 새만금 송전선로가 있어 이제 여유가 생겼다. 동백대교도 같은 문제로 꼭 필요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군산시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 군산시 관계자는 “대책위가 그동안 계속 현실성이 없는 우회노선과 전기가 남아돈다는 주장만을 반복해 지난해 5~6월 이후에는 협상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시예산으로 회전교차로 건설, 도로선형 변경, 경로당 등 주민숙원사업을 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주민들은 송전로 대안 노선이 불가능하다면 이주대책을 요구한다. 송전선 주변 5개 읍면동, 13개 마을, 주민 307명은 지난해 12월23일 한전 사장에게 집단이주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한전은 그런 규정이 없고, 다른 곳과의 형평성 때문에 이주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345㎸의 경우 송전선로 양측 가장 바깥선으로부터 각각 60m 이내의 지역에 주택매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동안 새만금 송전탑은 지역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고압 선로이고, 밀양 송전탑은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 강도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한전이 마을별로 지원하는 특별사업 등 보상금을 한푼도 받지 않고 있다. 그동안 송전철탑 반대과정에서 주민 50여명이 부상했고, 업무방해와 폭행죄로 형사고소가 140여건이며, 민사소송도 8건 남아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친 주민들이 반대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전봇대 너머 송전철탑이 보인다. 박임근 기자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친 주민들이 반대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전봇대 너머 송전철탑이 보인다. 박임근 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79480.html?_fr=mt2#csidxc3bbf696a182c79a28e271410d4a6b4
 
주민들 158주째 노선변경 집회
“작년말 개통뒤 당국 나몰라라
대안노선 만들거나 집단이주를”
한전 “과부하 위험서 이젠 여유
형광등 켜지는 것 큰 문제 아냐”
군산시도 무대책 “경로당 등 추진”
주민들이 지난 3일 밤 전북 군산시 회현면 송전철탑 아래서 형광등을 들자 불이 켜졌다.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제공
주민들이 지난 3일 밤 전북 군산시 회현면 송전철탑 아래서 형광등을 들자 불이 켜졌다.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제공

“송전철탑 아래선 (전기 연결을 안해도) 형광등이 켜져 정말 불안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30분께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리 수산교회에서 열린 새만금 송전철탑 노선변경 158차 기도회에서 강경식 ‘새만금송전철탑 반대공동대책위’ (대책위) 법무간사가 보고했다. 수산교회 이태영(58) 목사는 “주민들이 자기 땅을 지키려고 싸웠다. 반대만 한 것이 아니라, 자체비용을 들여서 용역까지 해가며 우회노선(대안노선)까지 제시했으나, 한전이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폭력을 가했다. 목회자로서 억울함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기도회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송전철탑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새해벽두인 지난 3일 밤 군산시 회현면 대정리 54번과 55번 철탑 사이 송전선 아래에 모여 형광등 점등 시험을 했다. 들고 있던 20여개 형광등에서 모두 불이 켜졌다고 한다. 이는 송전탑 주변에 만들어진 전자파 가운데 전기장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자기장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형광등 실험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등에서도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는 곳에서 송전탑이 주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줄 때 등장하곤 한다.

주민들은 형광등에 불이 들어와도, 정말 문제가 없다면 한전 직원들이 송전탑 근처에서 직접 살아보라고 한다. 송전선과 집 사이 거리가 불과 50m 미만인 이은준(43)씨는 “10년 전 농사짓고 살려고 귀농했는데, 송전선에서 소리가 나서 정말 불안하다. 전기 개통 이후 관계당국은 나몰라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 쪽은 “송전철탑 아래에서 형광등이 켜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전압만 조금만 있어도 형광등 불빛이 나기 때문에 발광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전류가 흘러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 이은준씨가 송전철탑과 50미터도 안 떨어진 전북 군산시 대야면 자신의 집 마당에서 송전철탑을 가리키고 있다. 박임근 기자
주민 이은준씨가 송전철탑과 50미터도 안 떨어진 전북 군산시 대야면 자신의 집 마당에서 송전철탑을 가리키고 있다. 박임근 기자
한전은 군산지역 산업단지 전력공급을 위해 군산변전소부터 새만금변전소까지 구간(30.6㎞)에 345㎸급 송전탑 88기를 건설했다. 한전이 2008년 12월 군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4월까지 공사를 진행하다가 주민 반발로 중단했다. 2015년 5월 재공사가 이뤄진 뒤, 계약체결 8년 만인 지난해 12월21일부터 전력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은 “피해주민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전력공급만 하는 것은 한전의 횡포다. 위험하고 재산상 피해를 입기 때문에 철탑을 뽑아야 한다. 대안노선으로 우회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집단이주를 시켜줘야 한다. 아직도 주민들이 보상금 때문에 송전철탑을 반대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난다”고 촉구했다. 주민 전연순(64)씨는 “송전선과 마을간 거리가 150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못살겠다”고 말했다.

강경식 간사는 “주민들이 송전선 지중화와 우회노선을 요구했으나, 비용문제를 내세워 반대했던 한전이 철탑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산업단지에 전력이 모자라서 시급하게 전기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애초 주장했다. 하지만 이제 그 논리가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산업단지에 입주한 군장에너지와 한화에너지 등의 열병합발전소가 계속 세워져 자체 전력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졌고, 특히 대규모 전력공급을 요청했던 오시아이(OCI)가 태양광산업의 악화로 2015년 공장건설을 포기해 주된 목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잇는 동백대교의 건설계획 때문에 송전선로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이 다리 추진계획은 송전철탑 공사계획보다 훨씬 전에 완료된 것인데 한전이 핑계를 대고 있다고 대책위 쪽은 주장했다.

한전은 이에 대해 “군산지역 산업단지 기존 업체들이 요구한 대로 전력을 모두 공급하지 못했다. 종전 선로는 전력량 과부하 때문에 위험했는데 새만금 송전선로가 있어 이제 여유가 생겼다. 동백대교도 같은 문제로 꼭 필요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군산시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 군산시 관계자는 “대책위가 그동안 계속 현실성이 없는 우회노선과 전기가 남아돈다는 주장만을 반복해 지난해 5~6월 이후에는 협상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시예산으로 회전교차로 건설, 도로선형 변경, 경로당 등 주민숙원사업을 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주민들은 송전로 대안 노선이 불가능하다면 이주대책을 요구한다. 송전선 주변 5개 읍면동, 13개 마을, 주민 307명은 지난해 12월23일 한전 사장에게 집단이주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한전은 그런 규정이 없고, 다른 곳과의 형평성 때문에 이주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345㎸의 경우 송전선로 양측 가장 바깥선으로부터 각각 60m 이내의 지역에 주택매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동안 새만금 송전탑은 지역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고압 선로이고, 밀양 송전탑은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 강도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한전이 마을별로 지원하는 특별사업 등 보상금을 한푼도 받지 않고 있다. 그동안 송전철탑 반대과정에서 주민 50여명이 부상했고, 업무방해와 폭행죄로 형사고소가 140여건이며, 민사소송도 8건 남아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친 주민들이 반대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전봇대 너머 송전철탑이 보인다. 박임근 기자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친 주민들이 반대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전봇대 너머 송전철탑이 보인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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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79480.html?_fr=mt2#csidxd7288724d57609c95583175c4c47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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