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택시·파인텍 고공농성자 건강악화] "섭씨 50도, 고공농성자들이 타들어 간다"

by 바다 posted Aug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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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부 차원의 폭염대책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 대책에서 한참 비껴 나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수백일째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가 7일 전북 전주시청 앞 20미터 조명탑에서 338일째,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에서 269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악화를 우려하며 "문재인 정부가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주 전 택시지부장과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재주 전 지부장은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을, 홍기탁·박준호씨는 고용승계와 단체협약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섭씨 50도 달아오른 고공농성장

고공농성자들은 몸조차 제대로 펼 수 없는 협소한 공간에 갇혀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천막 하나로 버텨 내고 있다. "찜통에서 구워지는 형국"이라는 웃지 못할 표현까지 나온다. 지난 6일 낮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농성장과 전주시청 앞 20미터 조명탑 농성장에서 잰 온도는 각각 섭씨 45.4도. 섭씨 42도였다. 같은 시각 지상기온보다 10도 가량 높다.

올해 3월·6월·7월 세 차례에 걸쳐 김재주 전 지부장 건강상태를 검진한 오춘상 원장(길벗한의사회)은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고공농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운동제한에 따른 근력·신체기능 저하로 복부창만·가슴답답함·소화불량·배변장애·후중감 증상이 만성화하고 있다"며 "농성 전 수술한 어깨관절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약물만 복용하고 있는 류마티스 치료도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홍종원 의사(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굴뚝 위는 직사광선이 강하게 비치기 때문에 거처로 이용되는 천막은 찜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홍기탁·박준호씨는 더위를 쫓기 위해 찬물을 마시고 싶어도 위장 문제를 악화시킬까 봐 마음껏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근력 약화와 탈수로 인한 신체기능 부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자들을 지상에서 지켜보는 동료들의 마음도 타들어 간다. 김영만 택시지부장은 "어제는 김재주 동지한테서 '의사 선생님을 보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지부장은 "전국 택시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주시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이젠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광호 파인텍지회장은 "서울에너지공사가 법원에 퇴거가처분신청을 내서 매일 농성자 1인당 50만원씩 과태료를 물게 했다"며 "손해배상 가압류가 노동자 단결권을 옥죄고, 가처분신청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람이 먼저라면 정부가 나서 달라"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교·인권·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해 청와대에 사태 해결을 주문했다. 비정규 노동자의 집 꿀잠 이사장인 조현철 신부는 "사람이 죽어 나가는 상황 속에서 정부가 눈감고 두 손 놓고 있으면 되겠냐"고 반문한 뒤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 간곡하게 요청하니 (청와대가) 제발 움직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잠시 서 있어도 몸에 열이 나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 이런 폭염에 고공에 오른 동지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며 "문재인 정권이 촛불정권이라면 세 노동자가 빨리 내려오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역대급 무더위에 쓰러지고 타들어 가는 현장의 목소리는 도대체 어느 누가 챙기느냐"며 "김재주·홍기탁·박준호의 고공농성은 애시당초 이 사태를 수수방관한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공농성이 마무리되고 세 노동자들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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