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혁신학교 3년, 성과를 평가하고 성찰하는 자리 열려

by 노돗돌 posted Dec 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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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교육감이 당선된 이래,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전북 혁신학교. 그 3년의 공·과를 평가하고 혁신학교의 전망을 세우기 위한 정책 토론회가 5일 저녁 전주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혁신학교 학부모, 교사, 교육청 관계자 등 약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토론회는 (사)전북교육마당, 전교조 전북지부, 전북혁신학교학부모대표자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 전북지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북학부모회가 공동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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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군산남고 이항근 교장, 오동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 이경한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장, 김용준 정읍 수곡초 운영위원장, 윤일호 진안 장승초 교사가 학부모, 교사, 전문가의 관점에서 전북 혁신학교를 평가했다.

 

혁신학교는 경쟁과 입시로 얼룩진 공교육의 현실을 극복하는 새로운 학교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학급 인원을 25명 이하로 줄이고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을 결정하는데 자율성을 갖는다. 또한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운영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학교모델로 경기·강원·전북 등 진보교육감들이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2011년 진안 장승초, 완주 삼우초 등 농·산·어촌학교와 전주권 중심으로 20개 학교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30개 학교, 2013년에는 34개 학교를 지정하는 등 수를 점차 늘려왔다.

 

토론회 첫 발제자로 나선 김용준 전북혁신학교학부모협의회 공동대표는 “혁신학교에서 학부모는 교육을 멀리서 바라보는 역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참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면서 그 예로 혁신학교 학부모회의 두드러진 활동을 소개했다.

 

“혁신학교로 교육귀촌 신조어도 생겨”
“학교혁신의 롤모델, 이제는 양보다 질 생각할 때”

 

김 대표는 “혁신학교 학부모회는 기존의 학부모회와 다르게 학교운영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며 학교 운영에 필요한 예·결산을 함께 결정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학교 행정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혁신학교 초기부터 전북혁신학교학부모협의회를 구성하여 혁신학교 간 상호 교류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혁신학교를 일반학교 학부모들에게 소개하고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이이들이 찾아오는 학교의 모델을 혁신학교가 구축하며 작은 농·산·어촌의 폐교 위기의 학교가 살아나고 귀촌을 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 ‘교육귀촌’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며 “이는 학부모의 교육열의 과욕과 귀종 중심의 문화에서 이러났던 강남 8학군으로의 위장전입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또한 혁신학교회가 매달 행해지는 교사연수에 학부모와 함께하는 연수를 구성하거나, 학부모 연수 등을 내실있게 준비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학부모가 수업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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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선 전교조 정책실장은 “혁신학교를 통해 전체 학교가 변하는 경쟁과 입시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혁신학교는 학교가 지향하는 철학이 경쟁보다 협력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위로부터의 개혁보다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지역과 학부모 등 다양한 네트워크의 참여를 보장하여 공부를 잘하는 학생 선발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들어온 학생을 잘 기르는데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혁신의 가능성을 혁신학교는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오 정책실장은 “혁신학교가 롤모델이 되어 진정한 학교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존재하는 전북혁신학교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혁신학교 수를 늘리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학교를 지원한 교장에 대한 평가와 혁신학교 중간평가 등을 통해 양보다 질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혁신학교에 지정되었다 하더라도 중간평가를 통해 일부 부실한 혁신학교의 경우 지정을 취소하는 대책을 주문했다.

 

또한 입시제도 개선과 학교장 중심의 제왕적 구조에 침묵하는 교육부의 교육제도 개선 계획은 모두 위선이라고 표현하며, 혁신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에 맞춰 한국의 입시 체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혁신학교, 아이들의 입장에서 평가하고 그 목소리를 반영해야”
“혁신학교 전담 부서 확대하고 부실 혁신학교에 대한 지정 취소도 고려해야”

 

혁신학교로 탈바꿈한 지 3년이 되는 진안 장승초에서 근무하는 윤일호 교사는 전북혁신학교를 바라보는 일부 왜곡된 시선에 대해 지적했다. 윤 교사는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김승환 교육감이 혁신학교에만 예산을 몰아준다는 주장이라면서 “우리 학교의 경우, 올해 4천만 원의 예산을 받았다. 그런데 창의·인성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6천만 원을 지원받고, 전원학교로 지정되면 더 많은 예산을 받는다”면서 “혁신학교는 돈이 목적이 아니고 지원되는 예산도 교사의 본질이 아닌 업무를 줄이기 위해 인력을 채용하는 것 등 기존의 예산으로 채울 수 없는 곳에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혁신학교를 직접 느끼는 아이들의 평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윤 교사는 “혁신학교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의 평가는 높은 편이지만 아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보통’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혁신학교 학생들의 만족도에 대해 생각할 점을 시사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한 교육연구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혁신학교의 경우 중상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지만, 중등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약간 만족도가 높게 나오는 등 교사 및 학부모의 만족도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윤 교사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다른 학교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행복도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과 평가 설문지에 질문들 ‘협력적인 교우관계’, ‘문제해결력을 강조한다’ 등 설문지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추상적인 용어라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나 윤 교사는 “아이들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정말 아이들 중심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지, 아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지, 학부모와 교사들의 만족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사는 교사의 과도한 업무량이 경감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사는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혁신학교에 아이는 보내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근무하는 것은 꺼려하는 면도 있다”면서 과도한 공문 처리 등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는 대책 마련에 대해서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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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혁신학교 진안 장승초 학생들과 찍은 기념사진

 

이경한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장은 혁신학교의 양보다는 질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혁신학교의 성공을 쉽게 예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김승환 교육감의 혁신학교 공약은 임기 내 100개 학교를 육성하는 것으로 여기에 몰입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면서 “독일의 발도로프 학교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현재 1%에 불과하다. 혁신학교를 전북지역 전체학교의 10%로 유지하려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더 이상의 혁신학교 지정은 자제하고 구체적인 평가를 통해 지정도 취소할 수 있는 단순한 온정을 넘어 내실 있는 혁신학교의 교육혁신이 일반학교로 전파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며 “어떤 교육혁신도 4년 만에 성공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학교를 운영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혁신학교가 김승환 교육감의 제1공약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담당자가 적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혁신학교를 담당자는 초등 1명, 중등 1명으로 영어를 담당자 4명다는 점에서 영어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각 지역교육지원청에 혁신 담당 장학사가 있으나 혁신학교 업무는 교육청에 주로 업무를 관장하고 있기에 교육청의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학교 담당자의 업무분장도 학교혁신과 어울리지 않는 학력신장 업무와 함께 업무분장을 하고 있다”며 “학교혁신 담당부서는 그 규모와 중요성에 걸맞게 조직을 확대하고, 그 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학교, 차기 선거 교육감 후보들의 핵심 공약 되어야”

 

끝으로 이항근 군산남고 교장은 혁신학교 운동이 과거 획일적이고 주입식인 입시교육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 교육주체로서 학부모의 존재를 확인하려 했던 참교육 학부모회, 학교개혁운동 등의 시민운동의 역사가 진보교육감이 혁신학교를 새로운 학교상으로 정립하려 한 최근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줬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에 “새로운 학교에 대한 열망이 지금의 혁신학교 운동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교장은 차기 교육감 선거에서도 혁신학교의 흐름을 이어져야 한다며 △교육감 후보자와 지방선거 출마자에게 혁신학교 성과 지속을 위한 공약 요구 △당선자에 대한 혁신학교 추진 모니터링 및 시민감시단 운영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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