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전북대병원 부지 후보로 예정된 백석제에서 멸종위기 희귀식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독미나리에 이은 두 번째 희귀식물 발견으로 부지 내 병원 설립을 주장하는 군산시의 입장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3일 2면 보도>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5일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대병원 부지 후보인 백석제에서 희귀
북방계식물인 ‘양뿔사초’(사진) 군락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백석제에서 발견된 양뿔사초는 환경부 멸종위기 적색목록 DD(정보부족)
종으로 개체가 극히 드물어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초류 습지식물이다. 그 희귀성에 국외 반출이 전면 금지됐으며 현재까지 한반도
중남부지역에서 발견됐다는 공식 보고는 전무하다. 경기와 강원 북부 일부지역에서 관찰된 경우는 있지만 비교적 기온이 높은 남부지방에서 발견된 것은
백석제가 유일하다.
백석제에는 1만2,000㎡에 600여 개체의 양뿔사초가 독립 및 군락형태로 자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병원부지로 계획된 왕버들 군락지 아래에서는 개화상태로 관찰됐다.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양뿔사초를 발견한 황학산수목원 이윤영 박사는
“양뿔사초는 경기북부에서도 좀처럼 관찰이 쉽지 않은 북방계 식물이다”며 백석제의 환경적 가치를 인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지역
시민·단체들은 백석제에서 멸종위기 희귀식물이 발견된 만큼, 환경부의 정밀 조사와 군산시의 부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양뿔사초 발견 이전에도 백석제는 다른 형태의 저수지에 비해 식물퇴적층 수온이 3~4도 가량 낮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남부지방에서
북방계식물이 잇따라 발견되는 점에 비춰볼 때, 백석제 습지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환경보고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미나리나 양뿔사초 등 멸종위기 식물 외에도 백석제에서는 맹꽁이와 새매, 매, 수리부엉이, 최근에는 소문으로만 서식을 짐작했던 멸종위기 2급인
삵의 배설물까지 관찰됐다”며 “전북대병원과 군산시는 하루빨리 백석제가 지역의 중요한 환경자산임을 자각하고 부지 이전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남대진 운영위원장은 “자연과 인간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같이 공생해야 할
대상”이라면서 “백석제가 우리나라에 얼마 남지 않은 주요 생태보고로 확인된 만큼, 군산시는 대안부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