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후텐마 주일미군기지를 한국에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19일 오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일본의 시사월간지 <문예춘추> 9월호에 실린 '이명박 대통령이 후텐마 기지 한국 이전 극비 제안'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소개했다.

문예춘추는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캐나다 G20 정상회담 도중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후텐마 이전 문제가 미일동맹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졌을 경우 한국 국내의 군시설을 제공하고 싶다'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문예춘추는 "아직 후텐마 한국 이설은 실현성이 낮지만 이대로 일본의 정치가 혼미상태가 계속 된다면 언젠가는 코너스톤(일본)과 린치핀(한국)의 위치가 바뀌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후텐마 기지는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 시에 있는 미 해병대의 비행장으로 얼마전 물러난 하토야마 총리가 기지 이전을 주민들에게 약속했다가 미국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일본에서는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후텐마 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빚어졌으며 지난 천안함 사건 이후 사실상 미국의 승리로 싸움은 끝났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천안함이 하토야마를 침몰시켰다'고 평하기도 했다.

김동철 의원은 "정상회담에 동석했던 백악관 보좌관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도시미치 기자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전보장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한 핵폭탄급 발언"이라며 "이 충격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완벽한 소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대응할 가치도 없는 완벽한 소설"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미 정상 두 사람 간에 별도의 단독회담도 없고, 비공식회담도 없고, 확대정상회담만 있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