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2천여명의 시민들이 민생민주국민회의 준비위원회의 출범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다시 오늘부터 민주주의가 태어난다. 축제가 시작된다."
민생과 민주주의,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향한 국민승리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100만의 '촛불'을 계승하는 민생민주국민회의 준비위원회(민생민주(준))가 25일 출범을 알렸다.
이날 오후 6시 20분, 서울 청계광장 인근 광통교 앞에서 민생민주(준)은 '1%강부자정책에 반대하는 99%국민희망만들기' 문화제와 함께 출범식을 갖고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을 밝히면서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세력과 국민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들은 전병덕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윤희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 최헌국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목사가 공동으로 낭독한 출범선언문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경제와 민생,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이 유린당하는 총체적 위기, 국가적 비상시국을 맞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세력의 연대와 국민의 결집을 위해 민생민주국민회의(준) 결성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 최헌국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목사, 윤희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전병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왼쪽부터) 공동으로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들은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1% 특권층만을 위한 '강부자 정책'과 시장화 정책을 단호히 반대하며, 서민살리기 정책, 공공성 확대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것"이며 "국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죽이기에 맞서 국민주권과 기본권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는 무능과 실정으로 경제파탄을 초래하고, 독선과 국민무시로 민주주의를 짓밟은 강만수, 어청수, 최시중을 비롯한 현 내각의 즉각적인 총사퇴와 '거국민생내각' 구성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각계 전문가의 지혜와 국민의 총의를 모아 민생경제의 대안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전망을 모색하는 '국민희망 만들기 운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민주(준) 추진기획단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거국민생내각'에 대해 "지금의 내각은 시장만능주의에 젖어있고, 1% 소수를 위해 편중됐다고 보고 서민생활을 중점적으로, 내수를 진작시키는 민생중심의 새로운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파를 뛰어넘어서 이명박 정부의 코드인사가 아닌 고른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서민 중심의 경제내각, '민생내각'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라걱정 가요제'는 총 11개팀이 참가했으며,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위기를 노래로 비판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그는 "민생민주(준)의 출범은 지난 촛불이 보여주었던 자기 주권 확립, 창조적 표현 등을 통해 나은 사회로 가는 동력을 이어받아 촛불을 계승하며,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이명박 세력을 한 곳으로 모으는 '그릇'의 의미가 크다"고 출범 의미를 밝혔다.
민생민주(준)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에서 표출됐던 먹거리 등의 민생문제와 대미외교, 공안탄압 등의 민주주의 문제를 큰 두 개의 의제로 상정하고, 이에 대해 촛불운동의 정신을 국민 저변으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즉, 아래로부터의 '생활운동'을 활성화시켜 한층 더 국민적 역량을 키워내는데 중점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생민주(준)에는 보건.교육.종교.네티즌.노동.통일.환경.농민.청년.여성.민족 등 다양한 영역에서 100여 개가 넘는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5개 정당도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은 오는 11월 5일 1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가입단체들을 최종 확정하고, 집행부 인선과 함께 활동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 시민들을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궂은 비가 내리는 주말, 2천 여 촛불(주최측 5천명, 경찰측 1천명)들은 새로운 연대체인 민생민주(준)의 출범이 또 다른 역사의 한 획을 차지하기를 기대하며 출범을 축하했다.
김 아무개(44)씨는 "촛불들은 꺼지지 않았고, 다시 부활할 것"이라며 "이 기구가 기존의 촛불운동 때 나타났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껴안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앞장섰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굿패 '영상마루', 비보이그룹 '킬라몽키즈', 노래패 '우리나라'.'희망새', 늘봄 교실 어린이들이 축하공연을 펼쳤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어청수 경찰청장 등 'MB 내각'이 국민포졸에 의해 창살에 갇히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출범식 개회를 연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해줘야 하는데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다"며 "에너지위기, 식량위기, 금융위기, 양극화 위기 속에서 비정규직, 농민, 청년학생, 소외계층들이 어려워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경찰청장 등 'MB 내각'이 국민포졸에 의해 창살에 갇히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강 대표는 촛불시민들에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며 "나라가 어렵고 경제가 어려울 수록 한마음 한 뜻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격려했다.
출범식에 앞서 열린 '나라걱정 가요제'에는 총 11팀이 참가한 가운데 비정규직, 대학생 등록금, 공안탄압 등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위기를 비판하는 내용들로 노래를 개사해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한편, 청계광장 소라탑에서 모전교 일대 곳곳에는 오후 2시부터 각 시민사회단체들이 사회 현안에 대해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호소하는 10여 개의 '부스'가 세워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종부세 폐지', '조중동 분향소', '인천공항 매각 반대', '물 사유화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식량주권 수호' 등에 대해서 서명운동을 펼쳤다. 부시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씌운 '펀치'기계는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이날 경찰은 문화제와 출범식이 열린 광통교 일대와 청계천로를 10여 대의 경찰버스로 외벽을 쌓아 외부에서 문화제를 볼 수 없도록 철저하게 차단했으며, 500여 명의 병력을 배치시켰으나 시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시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씌운 '펀치'기계는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청년회 '소풍'의 길거리 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