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건리 훈련장 확장을 위해 토지 감정평가를 실시하러 온 감정평가단이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발길을 돌렸다.
국방부 사업단과 토지 감정평가단은 28일 오전 10시 경, 경기도 파주시 오현리 직천분교 부지를 감정평가하기 위해 사복형사와 경찰병력 등 150여 명을 대동해 감정평가를 강행하려고 했지만,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주민들 30여 명은 학교 철문을 걸어 잠궈 경찰과 감정단과 1시간여 동안 대치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해 감정평가를 막아냈다.
경찰은 "집시법 위반이기 때문에 연행하겠다"고 2차례 선무방송을 하며 막아선 주민들을 위협했지만,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역시 국방부 사업단과 토지 감정평가단은 주민들에게 사전 통보 없이 기습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건리 공대위에서 이번 주 내에 감정평가를 완료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우연히 전화를 하게 됐고 감정평가단이 마을로 진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이들을 막아섰다는 후문이다.
고향을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강한 의지에 도자기나라 양찬모 대표의 지원 사격도 가세했다. 직천분교를 파주시교육청으로부터 임대해 도자기나라를 운영하고 있는 양 씨가 직천분교 내 감정평가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경찰과 감정평가단은 명분을 잃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박석진 무건리 공대위 상황실장은 "감정평가가 지난 9월 16일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추수철인데 추수도 못하고 힘든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평가를 막아내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고향을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가을바람처럼 매섭다.
그는 "오현리 일대의 토지 감정평가는 이번 주까지는 계속될 것 같고, 이번 주가 지나면 한풀 꺾여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가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국방부는 당초 10월까지인 토지 감정평가 완료시점을 12월까지 연장해 올해 안으로 '무건리 훈련장' 확장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마을 주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직천분교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 주민대책위원회와 '무건리 훈련장' 확장 반대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후 이 일대의 감정평가를 계속해서 막아낼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내달 8일, '무건리 촛불문화제' 100일을 맞아 다시 한 번 '무건리 훈련장' 확장 반대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12월 초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제2차 범국민대회'를 열어 국민적인 관심과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