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열린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 87차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이 부시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촛불을 힘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명박 정부가 굴욕외교로 미국에게 국민의 자존심을 내동댕이쳤다. 부시 대통령이 방한하는 8월 5일 국민들이 촛불로 위대한 힘을 보여 주자."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 87차 촛불문화제'에서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촛불의 재결집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경찰이 청계광장을 버스와 병력으로 둘러싸고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2,000여 시민.학생들이 행사장을 메우고 '부시 방한 반대'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참가자들은 촛불의 힘으로 부시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무대에 오른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미국도 촛불의 힘이 무서운 지 알 것"이라면서 "8월 5일 수만의 촛불 바다를 이루면 부시는 반드시 이명박을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옷을 입고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시민들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 자체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또 미국에게 무엇을 줄지 걱정하는 표정이다. 장아무개씨(46)는 "부시가 안 왔으면 좋겠다"며 "부시도 그렇지만 또 이명박이 부시에게 무슨 선물을 줄지 아냐"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는 사람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무슨 짓을 벌일지 의심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아무도 만나지도 말고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대학생들은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촛불을 힘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21기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100여명도 무대 맨 앞에 자리 잡았다. 1일 발대식을 가진 이들은 이날까지 서울에서 부시 방한 반대 선전전을 벌이고 경기도 각지에서 활동을 벌이다 부시가 방한하기 하루 전인 4일 다시 서울로 집중한다.
통일선봉대 위형구(23) 학생은 "부시가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여론이 어떤지 알고 있으면서도 재협상을 준비하지 않고 방문하려고 한다"고 꼬집고, "독도 문제도 그렇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보다는 오히려 미국에 끌려 다니는 한.미관계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 신형진압복을 착용한 '경찰관 기동대'.[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날 경찰은 청계광장일대를 경찰버스로 봉쇄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부시 방한이 다가오자 경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날 경찰은 촛불문화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안국동, 종각, 광화문 등 도심에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특히 8시경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청계광장 일대를 경찰버스로 봉쇄했다. 차벽 뒤에는 소위 '백골단'으로 불리는 '경찰관 기동대' 200여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무대에 올라 "우리는 최루액을 맞을 이유도 백골단의 폭력에 노출될 이유도 없다. 마음 놓고 우리 주장을 펼치자"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경찰과 충돌을 피해 청계천으로 내려가 물길을 따라 종로로 진출했다. 이들은 을지로, 퇴계로, 명동 등을 돌며 부시방한 반대와 8.5촛불대행진 거리 홍보에 나섰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2,000여 시민.학생들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