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성적공개는 지옥행 급행열차

by 한걸음 posted Aug 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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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이 대세다. 중국 사람들은 숫자 ‘8’을 좋아한다. 8의 중국어 발음은 ‘돈을 벌다, 재산을 모으다’라는 뜻의 중국어 단어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8을 복을 부르는 재수 좋은 숫자라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88올림픽을 한국이 가져갔을 때 땅을 쳤다. 결국 이번에 베이징 올림픽을 8월 8일에 엶으로서 소원을 풀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08년 8월 8일. 중국인들이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렸던 국운융성의 날이다. 올림픽이 아니라도 8이 세 번 겹친 ‘888’의 날을 중국인이라면 기뻐할 것이다. 이렇게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지구상에 십수억이 기뻐하는 이 날, 08년 8월 8일에 왜 대한민국은 암울한 절망에 빠져들어야 하나, 라는 한탄 때문이다.

7일에 암울한 발표가 나왔다. 이른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안)>이다. 초중고 학업성취도평가의 학교별 결과를 2010년부터 공개한다는 것이 그 핵심 내용이다.

공개방식은 각 학교의 보통 이상 학생, 기초 학생, 못하는 학생의 비율을 공시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해 학교별 서열을 공개한다고 보면 된다. 그 학업성취도평가라는 것의 과목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이렇게 다섯 개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 주경복후보 홍보 동영상 중에서
 
간단하다. 초중고가 대학처럼 된다. 대학은 각 학교별 학업성취도평가 서열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 바로 커트라인이다. 이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전국의 대학이 서울대학교를 정점으로 한 줄로 서있다. 서울대 밑에는 연고대, 이화여대 등등으로 이어져 지방대까지 누구나 아는 서열이다.

그 서열은 두 가지를 만든다. 학벌사회와 입시경쟁이다. 학벌사회의 부산물은 사회적 차별이고, 입시경쟁의 부산물은 중등교육 황폐화와 아이들의 자살, 그리고 사교육 지옥이다. 대학이라는 고등교육 부문에서만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국가를 망국의 길로 내모는 데 부족함이 없다.

최근 들어 중등과정에서도 일부 정보공개된 영역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특목고와 자사고의 등장이다. 전 국민이 특목고와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공부를 잘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에 따라 특목고 입시경쟁이 생기고, 특목고 대비 조기유학이 생기고, 특목고 학벌, 특목고 특혜 입시전형이 생겼다.

학업성취도평가 정보공개는 이 구조를 모든 학교에게 확장하겠다는 방안이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죽여주는 입시경쟁, 죽여주는 사교육비, 죽여주는 학벌체제, 죽여주는 차별구조, ‘아주 그냥 죽여주는’ 막장 교육의 전면화다.

올 봄 교육부문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 초중고 일제고사 파동이다. 그리고 여름엔 정보공개 파동이다. 일제고사 치렀으니 결과를 공개하자는 것이다. 가을엔 또 뭘로 국민을 ‘죽여줄까?’ 다가올 시간이 공포다.

학교별 성적분포 공개는 반드시 학교서열화로 이어지는데 그 기준이 국영수 등 다섯 과목이라는 것도 황당하다. 언제는 우리가 지식창조사회로 선진화되어야 한다더니? 국영수 등 몇 과목 입시경쟁 줄세우기가 지식사회로 가는 길인가? 암기-문제풀이-시험-암기-문제풀이-시험-암기-문제풀이-시험. 반복반복반복. 열등한 몰지식사회, 카피공화국으로 가는 길일 뿐이다.










   
  ▲ 네티즌이 만든 이명박 대통령 합성 이미지



부자는 극락으로 서민은 지옥으로

일제고사-성적공개 다음엔 두 가지가 더 연결된다. 학교선택과 학교퇴출이다. 대학별 서열이 전 국민에게 공개되어 있을 때 벌어지는 학교선택 열풍을 생각하면 된다. 전 국민이 일류대학을 선택하려 아귀다툼을 벌인다. 전면공개 전면선택 열풍으로 초중고가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모든 교육 수요자가 더 우수한 초중고에 자기 자식을 보내려 투지를 불태울 것이고, 학교는 좋은 학교가 되어 많은 선택을 받으려 투지를 불태울 것이고, 교사는 성적 올리라는 학교의 닦달을 받으며 아이들을 잡을 것이다. 대학서열체제에서 열등한 대학이 퇴출위기에 처하듯이 초중고에도 퇴출압박이 시작될 것이다. 그것은 모든 학교와 교사들에게 악에 받친 입시경쟁을 강요할 것이다.

모두가 성적에 혈안이 되면 당연히 학교 평균 높여주는 성적 높은 아이가 우대받게 된다. 성적 높은 아이란 누구일까? 여기에 비밀이 있다. 학교나 교사의 교육과 아이의 성적은 별다른 관련이 없다. 아이의 성적은 부모의 자본에 연동된다.

쉽게 말해 많이 배운 부자 부모 자식이 공부를 잘한다. 혹은 사교육 선행학습 잘 받은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 이 얘긴 학교와 교사의 이쁨을 받으며 학교 평균 높여줄 학생이 결국 부잣집 자식들이라는 소리다.

이런 구조로 성적공개-학교서열화는 없는 집 자식들을 천덕꾸러기로 만든다. 대학서열체제 하나만 갖고도 있는 집 자식들이 일류대 가고 없는 집 자식들이 지방대 가는 꼴을 봐왔다. 초중고 서열화는 전 국민의 교육과정 전체에 걸쳐 없는 집 자식들을 화끈하게 배제하겠다는 기획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통해 1류의 딱지를 받는 사람은 극소수다. 학교서열화는 나머지 다수에게 천덕꾸러기 딱지를 붙이는 국민능멸장치다. 초중고에까지 이것이 전면화되면 두 가지가 죽는다. 바로 일반국민과 교육이다. 대신에 두 가지가 산다. 바로 부잣집 자식들과 일류학교다. 일반국민에겐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 부자들에겐 극락으로 가는 KTX다.

바로 옆에서 십수억이 기뻐하는 08년 8월 8일에 이런 암울한 글을 쓰고 있는 내 심정은 비감하다. 저 앞에서 지옥의 아귀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한국인들을 집어삼키려 축축하게 다가오는 환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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