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현대카드, 르노삼성’…문제는 기업과 고장난 시스템

by 장산곳매 posted Nov 13,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최근 기업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해 기업의 책임과 시스템 점검을 요구하는 여성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등 18개 단체는 10일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용감한 여성들의 고발이 줄을 잇고 있지만 악랄한 기업은 이를 은폐하기 급급하고, 성폭력 고발 시스템은 고장 났다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최근 굴지의 기업 한샘과 현대카드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기업에서 여성노동자가 어떻게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를 분노하게 한 것은 위와 같은 사건이 기업 안에서 고용 여부 결정권을 쥔 상사에 의해서 자행되었다는 것과 함께 이를 책임져야 하는 기업의 사후 조치가 무책임하며,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샘 성폭력 피해자의 용감한 증언으로 다시 한번 여성들이 일터에서 겪는 성폭력 피해를 확인했으나, 기업과 사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합당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그 피해 책임을 피해 당사자에게 되묻는 악랄한 여론몰이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성폭력이 비정규직, 낮은 직급, 저연령의 여성에게 주로 일어나지만, 고연령과 관리직을 포함해 권력 관계가 형성되는 모든 일터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직장 내 성폭력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며 “몇 년 전 조직한 5, 60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가장 처음 제기했던 문제는 고용불안이 아닌 성희롱이었다”고 회상했다. 나 위원장은 “여성 고용률에서 20대 다음으로 4, 50대가 늘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게 된다”며 “비정규직이고 간접고용으로 용역회사에 불안하게 일을 하다 보니 성희롱을 당해도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가 노조가 생기면 그제야 싸우게 된다”고 토로했다. 여성의 노조 조직률은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노동권 침해다

참가자들은 성희롱은 여성 노동자 개인의 인격을 훼손하고, 불이익처우와 퇴직 등 고용상의 위기를 불러오는 심각한 노동권 침해라고도 주장했다. 대표적 사례로는 르노삼성 성희롱 피해자가 겪은 따돌림과 업무배제, 저성과 유도 등이 꼽혔다.

‘남녀고용평등및일가정양립에관한법률’(고평법) 14조 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성적인 언동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여 해당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할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하고 ‘사업주는 근로자가 제1항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10일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권박미숙(오른쪽)

하지만 이 같은 법을 위반한 삼성에 대해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4년째 판결을 미루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에서 활동하는 권박미숙씨는 “1차 책임자인 기업, 관리 감독해야하는 국가까지 총체적으로 고장 난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샘 사건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정의로운 처벌이 꼭 필요하고, 이 사건 통해 우리가 일하는 노동환경 현실 바꾸기 위한 근본적 대책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박미숙씨는 “여성이 일하는 환경과 남성 중심 기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강화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개정안은 직장에서 성희롱이 발생할 경우 누구든지 사업주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의 피해자 보호조치 및 가해자 징계 조치를 의무화하며, 피해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금지하는 동시에 벌칙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적녹보라의제행동센터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개인에 대해 조처를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여성노동자를 대하는 노동구조와 기업의 노동통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영 센터장은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고하면 내부고발자의 위치로 가야한다”며 “조직 내 어떤 구조가 비리를 만들었는지 파헤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늘 모인 여성단체들은 잇달아 나오는 직장 내 성폭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1. ‘한샘, 현대카드, 르노삼성’…문제는 기업과 고장난 시스템

    최근 기업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해 기업의 책임과 시스템 점검을 요구하는 여성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등 18개 단체는 10일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
    Read More
  2. ’NO트럼프’ 시위에 차벽 재등장…촛불 이후 처음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에 경찰 차벽이 재등장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 이후 처음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시위를 방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NO트럼프공동행동’은 7일 오후 1시경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시민 약 1천 명이 참...
    Read More
  3. 전쟁반대, 사드철회, 3보1배

    조영삼 씨의 49재를 앞두고 전쟁 반대, 사드 철회, 조건 없는 북미, 남북 대화 재개를 염원하는 '3보1배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6일 오전 문규현 신부, 조헌정 목사 등 종교인과 시민사회단체 50여 명은 3보1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반대와 사드 배치 ...
    Read More
  4. 고영주 해임 ... 이제 '언론 부역자' 김장겸 차례다

    고영주 방송통신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해임됐다. 이로써 MBC 방송이 정상화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맨 셈이다. 방문진 이사진은 2일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체 이사 9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고 이사...
    Read More
  5. 자유한국당 앞 여의도 촛불 "분열 아니다"

    ▲  '촛불 1주년'을 맞은 28일 오후 6시 여의도에서도 기념 집회(촛불파티)가 진행됐다. 한 참석자가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하며 '다스는 누구겁니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  '촛불 1주년'을 맞은 28일 ...
    Read More
  6. 30대 기업 사내유보율, 2년 새 두 배 증가

    국내 30대 대기업이 사내유보율을 2년 만에 두 배가량 늘린 반면, 투자액은 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유보금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
    Read More
  7. NO 트럼프 공동행동 열린다 ... 4일 범국민대회·7일 청와대 앞 집중행동

    내달 7일부터 양일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민중단체들이 ‘NO 트럼프 공동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FTA대응대책위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NO 트럼프 공동행동’을 추진한다고 ...
    Read More
  8. '북핵 해결사'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북한 가겠다"

    갈무리."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7/1023/IE002233898_STD.jpg">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의사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관련사진보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
    Read More
  9. MBC 사태 돌파구 마련되나...방문진 이사 사퇴 표명

    구 여권추천 이사인 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MBC 사태가 정상화될 단초가 마련됐다. 18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원배 이사는 이날 오전 다른 방문진 이사에게 ‘19일자로 방문진 이사를 그만두겠...
    Read More
  10.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자 일부 명단 공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1기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시기 진상규명 조사를 방해한 이들의 명단을 발표하고 진상규명특별법 통과와 2기 특조위 설립을 촉구했다. 이들이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4.16 세월호참사 특...
    Read More
  11. 文대통령, '56년 묵은 노동적폐' 청산할까?…'주 52시간 노동' 시동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 집배원들의 과로사 등의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며 행정해석 변경을 통해서라도 노동 시간을 단축...
    Read More
  12. 민중당 출범, 상임대표에 김종훈·김창한 ... 민중연합당·새민중정당 합당

    15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출범식에서 상임대표로 선임된 김종훈, 김창한 대표를 비롯한 참석 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이 합당해 민중당이 출범했다.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은 15일 오...
    Read More
  13. 여야 4당 "'박근혜 세월호 문서 조작' 경악" 검찰 수사 촉구

    청와대가 12일 오후 발표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세월호 관련 문서 조작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한목소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현 대변인 논평에서 "세월호 7...
    Read More
  14. “사드 부지 공여 위법” 성주·김천 주민이 낸 소송 11월 중순 결론

    경북 성주·김천 주민 396명이 “국유재산법에 의하지 않고 사용료 등을 감면, 장기 사용허가 하는 것은 국유재산특례법 위반”이라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공여 승인 무효 소송이 오는 11월 15일 결론 날 예정...
    Read More
  15. DJ노벨상 취소 청원 '용역' 받은 극우 단체의 실체

    검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뉴라이트 핵심 인사들이 만든 보수 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을 내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을 계획했다는 의혹을 수사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자유주의진보연합 등 보수단체를 압수...
    Read More
  16. 삼성,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결국 피소...주민들, “우리는 물 전쟁 중”

    쾅쾅 거리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삼성이 풍력터빈을 땅에 박는 소리다. 옆 마을에선 검은 물이 수도관을 타고 흐른 지 오래. 결국 캘빈 시몬스 씨의 집 수도꼭지에서도 검은 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처음으로 우물 오염 문제를 알게 된 시몬스...
    Read More
  17. 사드 철회 외치며 타오른 촛불 ‘故 조영삼’…소성리 노제

    “소성리 어머니들이 사드 반대로 TV에 나올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같이 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평화통일 그날 올 때까지 한얼이(아들) 손잡고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약속드리겠습니다. 감사...
    Read More
  18.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 집회 1천 명 운집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1천 명에 가까운 시민이 추모대회에 참가했다. 시민들은 경찰 물대포 책임자 처벌과 농정대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故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
    Read More
  19. '박원순 제압 문건' 수사 착수, MB 코 앞까지 온 검찰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박원순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로써 점점 밝혀지고 있는 국정원 여론 조작 사건의 칼날이 이 전 대통령을 직접 향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0일 "박원순 서울시장 고소 사건을 공안2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
    Read More
  20. 사드 배치 완료 후 열린 소성리 평화행동…“미국과 문재인 정부 규탄”

    [출처: 뉴스민] “사드 배치 된 이후 우리 주민은 서로 보기만 해도 울었습니다. 한밤중에 자다가 꿈에서도 사드가 들어오는 걸 보고 새벽 네시 마을회관에 뛰쳐나온 할머니도 있습니다. 그날 이후 수면제를 먹지 않고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주민 고통은 ...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 120 Next
/ 1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