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경제이야기] 가만히 있어도 소득이 줄어드는 자산 디플레이션

by 파랑새 posted Mar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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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소득이 줄어드는 자산 디플레이션
‘소득 감소 → 소비 감소 → 투자 감소 → 고용 축소’ 의 악순환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자산은 줄고, 부채는 늘고

우리 국민들의 자산은 줄어들고 부채는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난 해 가계와 소규모 개인 기업, 민간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은 1,677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조 4,000억 원이 줄어들었다. 반면 금융부채는 802조 원으로 전년 대비 59조 원이 증가했다. 금융부채 대비 자산의 비율은 2.09배로 전년의 2.31배에 비해 떨어졌다. 이는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채의 비중이 늘어났으며, 부채를 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금융자산이 줄어든 까닭은 ‘자산 디플레이션(Asset Deflation)’ 현상 때문이다. 자산 디플레이션이란 채권, 주식, 토지, 주택 등의 금융 및 실물 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금융시장이 침체되면서 발생하며, 자산가격에 낀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경기침체로 부동산 매물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이다.

디플레이션, 빠져나오기 어려운 침체의 늪

‘디플레이션(Deflation)’이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경제현상을 뜻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년 정도 물가하락이 계속되어 경기가 침체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수요부진이나 초과공급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쉽게 말해 소비는 줄어 물건이 팔리지 않고 남으면서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아 통화량이 줄어들면서,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물건의 가치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디플레이션이 무서운 이유는 빠져나올 수 없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고 오히려 임금을 줄이거나 정리해고를 한다. 그러면 다시 소비가 줄어들면서 더 심한 경기침체가 발생한다.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 공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산 디플레이션 역시 같은 악순환을 부른다. 가계가 보유한 자산의 가격 하락은 실질소득의 감소를 뜻한다. 따라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이는 투자위축, 고용축소,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부른다.

실제로 지난달 4분기 가구당 평균 소득이 줄면서 지출도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302만 3,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 줄었고,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24만 9,000원으로 실질 지출로 따질 경우 전년동기 대비 3%나 감소했다. 소득이 줄어든 주요 이유는 부동산 임대소득, 예금이자, 주식배당금, 펀드수익 등의 재산소득이 8.7%나 급감하는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 때문이었다.

1930년대 대공황도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시작

자산 디플레이션이 불러온 경기침체는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잘 알려진 1929년 미국의 대공황도 그 시작은 주가 폭락이라는 자산 디플레이션이었다. 당시 다우지수는 13.5퍼센트 폭락을 시작으로 90% 가까이 폭락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기침체도 치솟던 부동산 가격이 1992년부터 하락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부동산 폭락을 통해 일본에서 사라진 돈은 약 1경 원에 이르렀다. 최근 경제위기의 시작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역시 상승하던 집값의 폭락이라는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출발했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써야 한다.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늘려야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보다 내일이 나빠질 것’이라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용어 공부>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다양한 용어 


▶골디락스(Goldilocks)


물가 상승 없는 경제성장. 가장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말한다.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소녀는 곰이 끓인 세 개의 수프,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그리고 적당한 것 중에서 적당한 수프를 먹고 기뻐한다. 이를 경제 상태에 비유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Inflation)

경기가 상승하면서 통화량이 증가하여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디플레이션과 반대의 상황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

경기가 하강하면서 통화량이 감소하여 돈의 가치는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 인플레이션과 반대의 상황이다.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장기간의 경기침체 상황. 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2~3퍼센트 이하로 떨어졌을때 사용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저성장 고물가’의 상태를 말한다.

▶스태그 디플레이션(Stag-Deflation)

경기가 하강하면서 이자율은 하락(돈의 가치 하락)하지만, 동시에 물가도 하락하는 현상. 2008년 10월27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 교수가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저성장 저물가’의 상태를 말한다.

이수연 soo@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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